경기도가 최근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반월.시화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체 8천467곳 중에 자체 공장이 없어 남의 공장을 빌려 조업하는 임대기업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3천776곳에 이른다. 입주기업의 80%인 6천773곳은 종업원수가 20명도 안되는 영세업체다.
자연히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을 갖추고 기업들이 적극적 생산능력을 발휘할리가 만무하다. 하청위주의 저부가가치 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원론적으로, 공단의 관리업무가 이원화된 것도 큰 문제다.
반월.시화공단의 기업입주와 등록업무 등은 산업단지공단이 맡고, 기반시설 관리 등은 지자체가 맡는 비효율성으로는 공단의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업단지의 높은 분양가 역시 중소기업의 영세성과 부지난, 인력난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의 원인이다.
특히 낙후된 물류시스템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발목잡고 고비용, 저효율의 시장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8천개가 넘는 중소업체가 입주해 있는 산업단지가 화물터미널 등 제대로 된 물류시스템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서야 선진화된 제조업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
경기도는 반월.시화공단을 관할하는 안산, 시흥시와 공동으로 공단을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 차제에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신바람나게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매출증대 성과를 거두도록 혁신형 육성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입주업체마다 영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월.시화공단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IT 등 경쟁력 있는 첨단업종 중심으로 집적화 하는 길 뿐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정책을 과감히 해소하고 단지 관리권의 일원화 등의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또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공단 경제가 ‘Leading Sector’ 역할을 수행하고 산업단지로서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려면 혁신적 공동물류시스템을 지원하는 일에도 관련 지자체와 기관들의 지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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