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표장에 경찰병력 투입



민주당이 시장후보 선출에 올해 처음 도입한 시민참여 경선제는 '민주적 상향식공천'이라는 취지는 온데간데 없이 후보자간 폭로전과 몸싸움으로 점철되면서 끝내는 개표장에 경찰병력까지 투입되는 유례없는 과열혼탁 선거로 끝을 맺었다.



일부에서는 시민경선제가 애초 민주당 도지사 경선을 위한 도민경선제의 연장선상에서 도입된점을 들어 이같은 과열양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영환 의원(갑지구당 위원장)의 도지사 경선출마를 측면지원하기 위해 선거인단을 무작위로 모집하다보니 시장출마 후보간 조직싸움으로 그 색깔이 변질됐다는 얘기다.



실제 일부 후보측에선 한 조직원이 선거인단을 많게는 수천명까지 모집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올 정도로 각 후보진영은 자신을 찍어줄 '확실한 선거인단' 모집에 선거운동의 초점을 뒀다. 나름의 정책이나 시정운영 방향에 대한 객관적 차별화는 선거인단 모집 과열양상에 묻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재 민주당이 대선후보 선출에 적용하고 있는 '비례에 따른 선거인단 추첨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열혼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엔 지금과 같은 무작위적인 모집방식의 한계가 여실히 확인된 셈이다.



또 당 선관위의 불충분한 준비자세와 선거진행도 '민주적인 당축제'의 분위기를 흐린 요인으로 질책을 피하기 어렵다. 인력과 시간적인 제한여건을 핑계로 대지 않더라도 최소 수백명에 이를것으로 추산되는 선거인단 누락은 준비자세가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여기에 갑 을지구위원장이 현재 각각 도지사 경선출마와 대선후보 지원활동에 매이다보니 당내 구심점 이탈로 인한 당 장악력이 밑바닥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이번 시민참여 경선의 색깔을 퇴색시킨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고민은 3.31 시장경선에 따른 후유증에 그치지 않는다. 기초(광역)의원 후보군에서도 당심이탈 징후가 내비치고 있다.



이미 후보자대회를 통해 6월 지방선거에 나설 내천후보를 확정한 을지구는 물론 오는 14일께로 예정된 갑지구도 예비후보자간 내천방식을 놓고 벌써부터 설전이 오가는 양상이다. 을지구는 경선에서 탈락한 임흥무 현의원(고잔1동)과 최득천 후보(선부1동)가 현재 뚜렷한 입장표명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심 독자적인 출마쪽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파악된다. 당내 경선에서 패한 두 후보 모두 "오랜동안 당내에서 쌓아온 개인적 입지"와 "선거과정에서의 비민주성"등을 토로하고 있어 독단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갑지구 또한 경선을 치르기도 전에 "경선탈락시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들이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경선 못지않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지구당 한 관계자는 "당내 경선결과에 불복할 경우 출당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출마하겠다면 딱히 막을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양 지구당 위원장이 개인적 출마와 대선후보 지지운동에 매달리다 보니 당 장악력이 크게 약화된 게 사실"이라며 "경선 탈락자들이 결과에 불복해 잇따라 출마할 경우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까지 빚어질까 염려된다"며 우려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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