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건설을 두고 지역 내에서 ‘민민갈등’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갈등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찬성과 반대로 여론이 양분된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안을 마련하자는 제안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돔구장 건설 산 넘어 산 = 돔구장 안건이 격한 몸싸움 끝에 시의회에서 기습 통과(본지 7월15일자 보도)됐지만 상황은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안산YMCA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돔구장 건립반대 대책위원회’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돔구장은 5천억 원에 이르는 안산시민의 공공재산을 현물출자하는 사업인데 손익계산서를 따져볼 때 수익을 낸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시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 사업을 이대로 진행해도 되는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돔구장 건설에 찬성하는 건립추진위원회는 “30~4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주민투표야 말로 혈세 낭비다. 주민투표 추진을 중단하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민관협의체 구성 물밑조율 = 찬반 양론이 이처럼 ‘민민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제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대대책위쪽은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에 앞서 합의안을 조율할 민관협의체 구성을 두고 시와 물밑조율 중이다. 건립추진위도 찬성과 반대측 각 3명과 전문가 등 9명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현안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시와 반대대책위에 건넸다.

다만 양쪽이 제안한 구성안은 전제조건이 서로 달라 협의체를 만들더라도 구체적인 활동방향과 역할을 합의하기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대대책위측은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건립추진위측은 ‘성공적 사업추진’을 협의체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깔고 있다.

분열과 갈등 시가 풀어야 = 돔구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은 착공일정을 미리 정해놓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팽팽히 갈라선 여론을 추스리려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시가 민관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합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이에 반발해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주민간 갈등을 더 키우는 것이어서 이의 ‘해법’으로 민관협의체 구성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협의체 구성원들이 돔구장의 운영수익 방안, 공모지침 마련, 착공일정 조정 등 쟁점사안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합의할지가 관건이다.

합의안 마련을 위해 서로 한 발씩 물러서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면 찬반 대립의 골만 더 키울 공산이 크다. 협의체 구성까지는 복잡하게 얽힌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털어낼지도 풀기 힘든 숙제로 남아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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