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에 따르면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민원 등 애매모호한 복합민원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하겠다며 올 2월 초대 민원즉심관으로 전용태 변호사를 임명하고 전국 최초로 민원즉심관실을 출범시켰지만 전 민원즉심관이 지난 17일 돌연 자진 사직했다.
또 시가 상정한 ‘민원즉심위원회 설치운영조례’는 민원조정위원회와 기능이 중복된다는 시비에 휘말려 시의회에서 관련 조례가 계류되는 등 민원즉심관실 운영이 출범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현행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은 민원사항의 심의·조정을 위해 민원조정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원즉심관제를 시행하면서 도입하기로 한 민원즉심위원회는 이 민원조정위원회와 역할이나 기능이 상당부문 겹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민원즉심위원회는 민원조정위원회와는 달리 더 많은 전문가를 위원으로 참여시켜 제기되는 민원에 대해 더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기능이 중복된다고 볼 수 없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민원조정위원회 역시 관련법에 따라 외부 법률전문가 등을 위원으로 참여시켜 민원을 심의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민원즉심위원회와 기능과 역할에 큰 차이가 없고 ‘간판’만 다르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용태 민원즉심관이 지난 17일 자진 사직하면서 안산시 민원즉심관실의 운영 자체가 사실상 표류상태에 빠졌다. 춘천, 청주, 인천, 대구지검장 등을 지낸 법조인인 전용태 전(前) 즉심관은 그동안 법률자문가로서의 역할과 행정 사무관으로서의 역할을 병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공석인 민원즉심관에 법무직 사무관을 임시 배치하고 비전임 변호사에게 자문을 맡기는 긴급 처방에 나섰지만 후임자 임명이 오랫동안 미뤄지면 업무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후임자 공모를 하더라도 5급 전문계약직에 해당하는 민원즉심관 자리에 올만한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아 임명이 장기 지연되면 운영 효율성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최영석 기자 photojk@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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