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책임보험을 강제로 가입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자동차 사고로 인해 인적 손해(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를 입은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규정에 따라 운행자는 승객의 사망 또는 부상이 그 승객의 고의나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사망이나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이로써 자동차 사고로 인적손해가 발생할 경우, 운행자는 피해자의 고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한 사실상 무과실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관련하여 현실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제3조에서 책임주체로 규정되어 있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이를 운행자라고 한다)'의 해석문제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자'라고 판단함으로써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갖고 있는 자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의 책임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고용하여 자신의 차량을 운전토록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 갑은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며 그 이익을 향수하는 자이므로 운행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해야만 한다.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기준으로 운행자를 판단한다면, 통상적인 경우 자동차 소유자가 운행자로 인정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 예를 들어 자신의 차량을 친구에게 빌려주었는데,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빌려준 자동차 소유자 역시 운행자로서 책임이 인정된다(차를 빌린 친구 역시 운행자로서 책임이 있다).

그런데 만약 차량이 도난당한 경우라면, 자동차 보유자는 '자동차를 절취 당하였을 때에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잃어버렸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운행자로서의 책임이 부정된다(다만, 자동차 보유자에게 관리상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운행자로서의 책임이 완전히 부정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여관이나 음식점 등의 공중접객업소에서 주차 대행 및 관리를 위한 주차요원에게 자동차를 맡긴 경우(소위 발렛파킹), 자동차는 공중접객업자가 보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자동차에 대한 자동차 보유자의 운행지배는 떠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주차요원의 주차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유자에게는 운행자로의 책임이 없다 할 것이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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