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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9살 때 프랑스로 입양된 우니 르콩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 진희가 보육원에 와서 프랑스로 입양되기까지 짧은 시간의 기억들이 감독의 손에 의해 소박하게 번역되었다. 구체적인 플롯은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진희의 내면을 괴롭히던 감정의 결은 영화 내내 그대로 전달된다. 진희가 반항하고 분노할 때, 입을 굳게 다물고 다친 마음을 단단한 벽으로 무장할 때,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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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속에서 슬픔은 그저 한 방울의 눈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아이가 입양돼 갈 때마다 보육원 아이들이 부르는 ‘작별’과 ‘고향의 봄’과 같은 노래처럼 이별과 상실은 연례행사처럼 우리 삶에 다가온다. 그 헤어짐의 과정이 익숙한 아이들의 목소리와 표정은 마냥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그 유년기의 순수함과 진희의 아픔이 병치되면서 영화는 우리에게 이상한 서글픔을 준다. 아마도 보육원 아이들의 웃음은 한 시기의 상실감을 견뎌낸 사람들이 체득한 삶의 표정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몸이 불편해서 좋아하는 청년이 있음에도 결국 식모를 팔려갈 수밖에 없는 예신(고아성)이 자살시도이후에 아이들 앞에서 웃으면서 잘못을 구하는 장면에도 역시 그런 정서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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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던 한 소녀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칠 무렵, 우리는 그녀가 언젠가 겪게 될 인생의 터널을 조금 일찍 지나쳐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기다리다, 그가 더 이상 오지 않는 다는 것을 몸부림치며 인정하게 되는 과정을 지나면서, 쓰라린 상처에도 굳은 딱지가 남는 걸 본다. 진희가 스스로 흙속에 자신을 묻는 과정을 거쳐 다음 장면, 프랑스 입양을 선택하게 되는 것처럼, 그렇게 한 시기가 지나간다. 증오도 연민도 지나간 자리에서 소녀는 그래도 꿋꿋이 사랑을 노래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노래가 그전과 똑같은 노래가 아님을. 그것은 한 시기를 온 몸으로 앓으면서 지나온 사람만이 그때를 이해하며 부를 수 있는 성숙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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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림 영화평론가 threehel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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