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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식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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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법은 제103조에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계약자유의 원칙에 일정한 한계를 설정해 두고 있다.
그런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따라서 개별사안 별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여부’를 판단해 봐야 한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는 예를 들어 ‘범죄행위를 하면 돈을 주겠다’라는 계약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 할 것이고, 이러한 약속을 믿고 범죄행위로 나아갔다 하더라도 그 약속은 무효이므로, 범죄 행위자는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자를 상대로 금전 지급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일반 거래에서 체결된 계약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갑이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을에게 매도하고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않고 있었는데 병에게 다시 매도하고 병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었을 경우, 이러한 병 명의로의 소유권이전은 때로는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즉, 부동산 이중매매는 계약자유의 원칙에 비추어 유효한 것이 원칙이나, 만약 병이 갑의 이중매매 사실을 알면서 갑의 행위에 적극가담 하였다면, 갑과 병사이의 매매계약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인 것이고, 따라서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가 될 수 있다(이러한 경우 을은 갑을 대위하여 병 명의의 등기 말소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협의이혼하면서 자녀를 종전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삭제 해 상대방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리되 이를 지키지 못할 때에는 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는 판단이 있었다. 다시 말해 갑과 을이 이혼하면서 갑이 ‘아이들을 내 호적에서 파내라, 그렇지 않으면 돈을 지급하라’라는 내용으로 을과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약정은 무효라는 것이다.
즉, 이와 같은 약정에 따르기 위해서는 을은 재혼을 하고 나서 재혼한 사람과 일정한 기간 혼인 생활을 한 뒤 아이들을 공동으로 입양함으로써 갑의 가족관계증명서에서 아이들에 관한 사항을 말소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러한 약정은 ‘을의 재혼과 미성년 자녀의 친생자 입양 등을 강요함으로써 신분상의 법률행위에 관한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반사회적 법률행위이고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는 것이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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