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식 변호사

종목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운동선수는 경기 중 부상의 위험에 늘 직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경기자 상호간에 빈번한 신체접촉이나 충돌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종목의 운동선수는 기록 경기의 운동선수보다 더 많은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거친 태클로 심각한 부상을 입는 축구 선수도 있고, 유도나 레슬링 선수가 경기 중 입은 부상으로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상이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였다면, 상대방은 당연히 상해로 인한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운동 선수는 상대 선수에게 경기 중 상해를 입혔다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 기준은 어떠할까?

신체의 상해를 예견할 수 있는 운동 경기 중 발생하는 상해는 피해자의 승낙에 의해 위법성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즉, 운동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운동 경기 중 상해가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사전에 예견한 상태에서 경기하는 것이고, 따라서 실제 경기에서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해서 상대방 선수를 상해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면책된다는 것은 아니고, 만약 경기규칙을 위배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가한 상해는 처벌 될 수 있다.

통상 전문적인 프로 선수들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로 인해 부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형사 처벌이나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거론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일반인의 경우라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골프경기 중 경기보조원(캐디)이 골프공에 맞아 상해를 입었다면, 그 상해 발생 경위에 따라 공을 친 골퍼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즉, 골프와 같은 개인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주의의무는 경기보조원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부담하는 것인데, 그 경기의 성격상 당연히 예상되는 정도의 경미한 규칙위반 속에 제3자에게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면, 과실치상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지만, 골프경기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공을 보내 상해를 입힌 경우라면,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여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서 과실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40 판결 참조), 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피할 수는 없다.

동호회나 친목 도모를 위해, 또는 여가 활동으로 참여하는 운동 경기가 자칫 참가자들 사이에 불편한 송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늘 배려하고 조심해야 한다.

문성식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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