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하지만 우리가 동시에 보는 뉴스는, 여야 모두 소위 당내 ‘쇄신파’들의 개혁요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당내 쇄신파들은부끄러운국회 내의 물리적 충돌과 강행처리 같은 과거의 행태를 버리고, 같은 이념과 성향을 가진 정당이나 인물들과 연대하여 새롭게 판을 짜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내 강경파들은 이런 식으로 ‘개혁’이 진행되는 것에 못마땅한 모양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도 ‘뭔가’는 달라져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그 정당들의 ‘원칙과 철학’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개혁’ 또는 ‘혁신’을 원한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개혁 또는 혁신은 무조건 ‘새로운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무조건 낯선 인물, 낯선 정책이 국민이 원하는 개혁이라면 당장이라도 개혁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실 낯선 인물들의 경우, 그들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단기간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특정 연예인이 ‘뜨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소위 여론몰이를 하면 됩니다.

지금의 정치권은 국민들이 왜 그들을 기피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최근 불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의 원인은 어떤 면에서 ‘오죽했으면’에 가깝습니다. 그분의 능력과 자질을 의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분이 ‘기업가’로서의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정치인’ 또는 ‘행정가’로서의 업적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기존의 정치판을 완전히 뒤집을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닙니다. 이미 ‘CEO 대통령’은 현직에도 계시지 않습니까?

상당수의 국민들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촉발된 그 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의 직접적인 계기가 무엇이었는지조차 제대로 모릅니다. 또한 그분이 아직 창당한 것도 아닌데, 이 ‘가상 신당’의 지지율이 기존 정당들을 앞지를 기세입니다.

결국 이런 황당한 사태가 벌어질 만큼 국민들은 애타는 심정으로 정치권에게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소위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은 직종과 경험에 상관 없이 기존 정당들로부터‘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당들이 아무런 원칙과 철학도 없이 ‘인기 높은 사람’만을 고른다면, 지난 선거에서 그토록 외쳐 대던 ‘포퓰리즘’과 무엇이 다릅니까? 국민들이 기존 정치권에 대해서 진저리 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원칙과 철학이 결여된 ‘한건주의’, ‘대중인기 영합주의(포퓰리즘)’, ‘흑백논리’ 등이 아닙니까? 여야 할 것 없이, 과거에 자신들이 목숨 걸고 외치던 주장도 입장만 달라지면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자신들이 만든 법률과 법규조차도 무시하는 모습들에 국민들이 지친 것이 아닙니까?

정치권이 이토록 지리멸렬하다보니, 국가의 정책들은 주먹구구식이 되고, 이들의 눈치를 보는 공무원들은 아무런 원칙과 철학도 없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 되지 않겠습니까?

원칙 없는 정치는 로또복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온갖 정당통합 논의들 역시 기존의 정당들이 얼마나 원칙과 철학이 없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쉽게 통합될 수 있는 정당들이라면 애초에 왜 갈라섰던 것입니까? 자신들의 정당설립 자체가 근본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의 충돌이었을 뿐이라고 스스로 고백하는 셈 아닙니까?

이제라도 각 정당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원칙을 분명히 세웠으면 합니다. 그 정당이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 그 정당이 있음으로 해서 무엇이 달라지는지,그리고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그들만의 비전과 대안은 무엇인지를 국민들 앞에 분명히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일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정의하고 밝힐 수 없다면, 그 정당은 유사한 정당과 통합하거나 해체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 사회의 지도자들이 안 그래도 지치고 힘든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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