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이 두 수사기관들의 노골적인 갈등 역시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두 기관들 모두 정면충돌도 불사하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생사결단을 내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변호사들은 최근 터무니없는 수임료과 성공보수금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쏟아져 나올 로스쿨 1기 졸업자들의 취업문제도 이미 언론을 통하여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浮上)했습니다. 하지만 법원, 검찰, 변호사협회 등 법조계의 중심 기관들은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이슈들을 압도하는 문제는 바로 내부비리입니다. 소위 대외적인 명분론은 내부적인 비리와 모순을 척결해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엄중한 사법정의를 외치면서도,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들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법조계가 내부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 한, ‘국민을 위하여’ 투쟁한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아무런 의미 없는 사실상 혐오감마저 불러 일으키는 소음일 뿐입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두 여검사들의 사직서 제출이최근 거의 같은 시점에서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기사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달 중순경에, 한여검사는 일종의 ‘시국선언’을 하고 사직서를 제출했고, 또 다른 여검사는 부적절한 내연관계를 넘어 법조비리의 당사자로 지목되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비록 전자의 여검사는 검찰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일종의 자정(自淨)행위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검찰의 이미지를 깍아내리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검찰 스스로가 도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여검사의 사건은 검찰조직 전체의 신뢰를 일거에 무너뜨렸습니다. 중년의 변호사와 젊은 여검사가 사적으로 어떤 관계이든 간에, 벤츠 승용차와 고가 명품 핸드백 등을 주고 받고, 특정 사건에 대하여 사전 모의까지 하는 부적절한 관계는 이미 개인적인 영역을 벗어난 문제입니다.

그런데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검찰당국이 이 사실을 인지한 것은 이미 올해 7월이었지만, ‘신빙성이 없다’는 사유로 묵인하다가 최근 사표까지 수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비록 한동안 시끄럽긴 하겠지만, 이 여검사는 조만간 변호사개업을 할 것이며, 또 다른 당사자인 중년의 변호사도 변함 없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렇듯 마땅히 징계해야 할 대상을 놓고 (매우 주관적인)‘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퇴로’를 열어주는 기관은 검찰만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법원 역시 부패한 ‘향판’들에 대하여 매우 관대한 자세를 취해 왔습니다. 비록 최근 여론에 떠밀려 해당 사건들을 심리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 볼 일입니다. 그리고 변호사협회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도피한 판검사들에게 살 길을 열어주곤 했습니다.

또한 변호사협회는 ‘전관예우’의 몸통들이 모인 조직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법원-검찰-변호사협회라는 법조계의 3대기둥이 노골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이상, 국민들은 법조계를 결코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위 ‘막가파’의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철학(?)을 성장시키는 양분은 다름 아닌 법조계가 공급하는 것입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판사님들이 어떤 정치적인 성향을 가졌든 국민들은 큰 관심이 없습니다. 검사님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는지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서 알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역시 대단한 국민적 관심사안이 아닙니다. 그리고 변호사님들께서 하시는 일들 속에 구체적으로 어떤 수고와 노력들이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다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억울한 사정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법조계가 국민들의 피눈물에 관심이 있는지, 국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능력은 있는 것인지, 국민들의 애통한 소리를 들을 의지는 있는 것인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정말 우리가 ‘우리의 삶의 고통’을 믿고 맡겨도 되겠습니까?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sangeun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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