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면기형을 안고 태어난 현수.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현수가 안산지역아동센터에서 책을 읽고 있다.

안산의 끝자락 신길동. 신길동 능길 초등학교 주변 조그마한 원룸 주택에 현수(가명 9살)네 가족 5명이 살고 있다. 아빠 엄마와 6학년 4학년인 누나와 현수. 몇 년 전 현수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보증금 없이 매달 34만원 월세를 내야하는 이곳으로 이사왔다.

단칸방에 온 가족이 모여 사는 현수 부모님에게 매일 매일 자라나는 걱정이 있다. 갚아야 하는 빚, ‘내일은 무슨 일을 해야 하나’등 일자리 문제도 아니다. 매일 조금씩 자라는 현수가 부모님의 가장 큰 걱정이다.

안면 기형을 안고 태어난 현수는 코뼈가 없다. 현수는 납작한 코와 윗이빨과 아랫이빨의 부정교합으로 얼굴이 일그러져있어 현수를 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매일 무너져 내린다.

“태어날 때부터 코뼈가 없었어요. 병원에서는 너무 어려서는 수술이 안 된다고 하길래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중간에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이제는 수술을 해야하는 시기인데 비용이 없다”며 현수 아빠는 긴 한 숨을 내쉬었다.

현수네 수입은 엄마가 공장에 나가 벌어오는 돈 150여만원이 전부다. 이 중 34만원은 방 월세를 내고 다섯식구 먹고 살기에 빠듯한 금액이다.

지난 달 현수 아빠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현수는 치아 부정교합이 심해 딱딱한 음식을 씹기 힘들어 또래아이들 보다 키도 작다. 얼굴 기형으로 친구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다.

현수 아빠는 “그래도 지금은 친구들이 현수 사정을 알고 많이 놀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치원 다닐 때에는 매일 아이들 놀림 대상이었다. 어린 나이에 상처도 많이 받고 ‘나는 왜 이렇게 생겼냐’고 대들어 엄마가 많이 속상했었다”고 한다.

학교가 끝나면 집근처 지역아동센터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는 현수. 축구를 좋아해서 커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현수를 가까이서 지켜 본 안산지역아동센터 김승희 시설장은 “자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속 깊은 아인데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도 무척 속상할 것”이라며 “현수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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