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송양근 어르신(83세). 지난 6일 고향마을로 이사 온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홈케어 서비스를 받았다. 홈케어 서비스란 침대와 쇼파에 살고 있는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해 아토피와 천식을 예방하는 청소 서비스다.

△에코랜드 직원들이 지난 5일 고향마을 송양근 어르신댁을 방문해  침대 청소를 하고 있다.

이날 홈케어 서비스를 받은 송양근 어르신은 “매일 아내가 쓸고 닦고 터는 것이 일인데 침대 속 먼지를 털어낼 생각은 엄두도 못냈다”며 “그동안 찜찜했던 침대 속 먼지까지 싹 털어내니 내 속이 다 시원하다”며 활짝 웃었다.

고향마을 홈케어 서비스는 청소전문업체인 ‘에코랜드’의 사회 봉사활동으로 이뤄졌다. 올해 초 지역자활 공동체로 분리 독립한 에코랜드(대표 김홍대)는 사회봉사활동을 찾다가 재능기부를 결정하고 고향마을 어르신들게 홈케어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에코랜드 김홍대 대표는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 지역자활센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올해는 지역자활공동체로 독립해서 한 해를 보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우리도 이웃에게 베풀기 위해 우리가 가진 재능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 청소자활공동체 대표 김홍대씨.

에코랜드의 중점 사업분야 중 하나는 홈케어 서비스. 침대 메트리스나 카페트, 쇼파에 살고 있는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는 일이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는 각종 아토피나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시키는 세균으로 침대나 쇼파에 집중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케어 서비스는 집먼지 진드기를 잡기 위해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드린 다음 살균 소독과정을 거치게 된다.

에코랜드는 청소를 신청한 고향마을 110세대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청소는 약 일주일간 진행됐다.

지역자활센터내 청소사업 참여자들이 올해 자활공동체를 구성해 ‘에코랜드’를 설립한 것은 지난 3월. 독립 후 학교 화장실 청소사업과 홈케어 사업 등 종합청소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홍대 대표는 “공동체 참여자 대부분이 기초생활 수급자들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어떻게 해야 가난을 벗어날 수 있을지 막막하던 시절 자활센터 청소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제는 우리 스스로 사업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독립했다”고 자활공동체 설립 과정을 설명했다.

현재 에코랜드가 청소하고 있는 학교는 모두 다섯 곳. 에코랜드 김 대표는 학교 화장실 청소만큼은 남들에 뒤지지 않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청소자활공동체로 출발한 에코랜드 직원은 모두 12명. 형식적으로 김홍대씨가 대표를 맡고 있지만 회사처럼 서열이 정해진 곳은 아니다. 말 그대로 공동체 회사다.

내년도에는 사회적 기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윤을 내기 위한 회사가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회사. 벌어들인 수익을 공동으로 나누고 서로의 자립을 돕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역자활센터에서 독립한 첫 해 여러 고충 속에서도 이웃을 위한 봉사를 기획한 것도 공동체를 만들었던 첫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봉사라는 것이 다음 기회에, 더 많이 번 후에 해야겠다고 미룰 수 없는 것이다. 한 번 미루기 시작하면 10년 뒤에나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이 진짜 나누는 삶이라는 생각에 시작했다”는 에코랜드 사람들. 청소를 끝낸 그들의 모습에서 이웃의 사랑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