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억울하게 손해보고 살고 있으며,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은 끝났다고 한다. 보리고개를 넘겨온 어렵게 살아온 어른보다 비교적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젊은 사람들이 더 힘들다고 한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리고,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황상민 교수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한국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준다.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한다. 자녀가 “왜 열심히 해야해요?”라고 물으면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지”라고 대답한다.

“좋은 대학에 가면 뭐가 좋아요?”라는 질문에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회사에 취직하지. 그래야 돈을 많이 벌고 잘 살 수 있지.”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 부모에게 저자는 묻는다. “주위에서 돈 많이 번 사람들이 어릴 때 열심히 공부했던가요?” 우리는 우리가 부러워하고 잘 아는 주위의 ‘돈 많이 벌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어릴 때 별로 공부를 잘한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된다. 공부를 잘해서 돈 많이 벌고 잘산다는 우리의 믿음이 깨진 순간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질문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할까?’ 문제는 분명한데 뚜렷한 답은 없다. 누군가가 ‘너 이렇게 해라’하고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는데, 어른이 된 지금 이런 이야기를 듣기도 쉽지가 않다. 때로 듣는다 해도 내 마음에 들지 않기 십상이다.

우리는 그동안 남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왔다. 모두가 분명하게 인정해주는 멋진 어떤 것을 찾으려 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를 진단하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 남의 시선이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그에 맞춰 계속 멋지고 잘난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멋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의 이면에는 매순간 포기하고 체념하려는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정체성 혼미 상태에 빠져있다. 국가 브랜드이니 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남에게 뭔가 번듯하고 멋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이려 하는 것과 같은 행위이다. 경제적으로 더 잘살게 되었지만 마음으로는 더 가난함을 느끼는 것은, 성공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즉 자기소외의 심리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정체성의 상실은 자기 부정으로 나타난다. 어린 아이가 부모를 미워하듯 건국의 아버지이든 경제성장의 영웅이든 민주화의 주역이든 전직 대통령들을 끊임없이 부정한다. 현실의 모습 그 자체를 부정하면서 스스로 믿고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그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더 이상 남에게 내 삶을 진단받지 않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용이 되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 뱀에 머물고 만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살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면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회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을 찾으라는 이야기는 ‘너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바뀌어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성공, 부, 교육, 세대, 리더십, 이상사회, 결혼, 소비, 라이프스타일 등 우리 사회의 여러 주제를 다루며 한국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누구인지를 알아보고 있다.

행복의 댓가가 비싼 것인지,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는 않다.

 

허숭 비전안산 이사장  sekami03@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