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밤 연습실에 모여 섹소폰을 연주하는 연습벌레인 참소리 동호회 회원들.

1846년 프랑스인 앙투안 조제프 삭스가 개발해 파리에서 특허를 얻은 색소폰. 패드가 붙은 24개의 구멍, 구부러진 몸통에 마우스피스는 클라리넷의 것과 흡사한 이 악기가 한국인들의 마음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애절한 음색. 팝, 클래식은 물론 가요와도 잘 어울리는 색소폰의 매력에 빠져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들이 색소폰에 대한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뜨겁고 열정적이다. 뜨거운 열정으로 색소폰 연주에 흠뻑 취해있는 참소리 색소폰 동호회를 찾았다.

색소폰이라면 그 실력 면에서 안산시내 최고를 자랑하는 참소리 색소폰 동호회. 3년 전 결성된 참소리 색소폰 동호회는 고잔동 인근에 연습실을 마련하고 매일 밤 색소폰과 씨름 중이다. 동호회 회원은 대부분 40~60대 남성. 20여명이나 되는 회원 중 여성회원은 단 한명뿐이다.

홍일점인 이명숙씨는 색소폰을 배운 후 라이브 공연이 가능한 음악카페를 여는 것이 꿈이다. “7080 음악카페를 열어 직접 색소폰을 연주하는 상상을 한다”는 그녀. 그녀에게 색소폰은 친구이며 위안이며 미래의 꿈이다.

참소리 동호회 회원들 대부분 색소폰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어느 날 문득 들은 소리에 반해 색소폰 연주를 시작한 민장근 회장.

△ 참소리 동호외 지도교사인 이만길씨가 멋드러진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색소폰이 왜 좋은지 아세요? 색소폰은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에요. 슬프면 슬픈 감정을 기쁘면 기쁜 감정을 색소폰 소리에 그대로 녹여 낼 수 있어요”라며 사랑이 가득 담긴 손길로 색소폰을 쓰다듬는다.

민회장의 말처럼 인생의 맛을 알아갈  중․장년이 되어서야 색소폰의 매력을 새롭게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아 인생을 알아야 배울 수 있는 악기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색소폰은 다른 목관악기와는 달리 소리가 커서 일반 주택에서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참소리 동호회는 모임을 결정하자 마자 연습공간을 준비했다. 공간은 동호회 지도교사이자 악기점을 운영하는 이만길씨가 마련했다.

이만길씨는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연습시간이 가장 중요한데 우리 참소리 동호회 회원들은 거의 매일 연습실에 들려 악기를 연습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동아리보다 그 실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회원들을 칭찬했다.

참소리 동호회는 이미 여러차례 야외공연에서도 실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 9월 별망성 예술제 개막무대에 올라 공연했으며 본오동 오목골 문화잔치에서도 관객들의 가장 큰 박수를 받은 팀이 바로 ‘참소리’였다.

멋진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고 설레는 일이지만 정작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공연은 음악이 필요한 곳을 방문하는 봉사하는 일이다.

민장근 회장은 “한 요양원을 찾아 공연을 하는데 울컥 하더라구요. 그 때 색소폰 배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남을 도우며 산 적이 없는데 이렇게 음악을 배워 봉사도 하고 나보다 조금 처진 사람들을 위해 도울 수 있으니 배우기 참 잘한 일”이라며 밝게 웃었다.

매일 만나 연습을 하다보니 이제는 형제지간보다 더 친해졌다는 참소리 동호회. 인생을 담은 진짜소리, 참소리를 다듬으며 오늘도 색소폰을 분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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