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반면에 일반 국민들은‘놀랍다’는 반응 외에 어떤 반응을 더 보여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비록 생필품 사재기 현상은발생하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지도부의 고의적인 도발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당황과 혼란’은한반도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당장 국내증시는 곤두박질쳤습니다. 북한전문가들은 앞으로 6개월~1년이 한반도의 중대위기라고 분석했습니다. 권력이양이 정상적으로 완료된 상황에서도 변수가 많았을 텐데, 현재 북한의 (명목상) 서열 1위인 김정은은 이제 막 권력기반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한반도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에 묻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공식발표 당일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군 지도부의 저의에 대하여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내부의 정치적 위기를 군사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천명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북한군자체의 독자적인 움직임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북한군부가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에,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호전될 것이라는 보장이 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변수들보다 더 우려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도 매우 혼란스럽다는 점입니다. 여야 지도부가 이제 막 교체되었기에, 아직도 각 정당이 안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청와대 역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 가운데 정국을 주도할 추진력이 달리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정권말기의 권력누수현상을 막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여야의 총선 및 대선전략과 맞물려, 국회의 내년 예산안 통과는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즉 김정일 위원장의사망이라는 한반도의 돌발위기에 대하여 우리나라 정치권이 얼마나 책임감 있게 대처할 수 있을지 매우 우려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정치권은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직시하고 자신들만을 위한 당리당략을 무조건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현재 대한민국이 가진 모든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 할 수 있도록, 여야 모두 한마음이 되어 뭉쳐야 합니다.

한반도가 심각한 군사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이상, 경제, 복지, 교육 등의 기타 국가정책들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집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소식에 국내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이 바로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북한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중국만은 실시간으로 전달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북한내부의 상황에 정통하고 있으며, 사실상 북한을 통제하고 있는 실세입니다. 남북한이 아무리 합의하여 통일을 이루려고 해도, 중국이 거부하는 이상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또 한편 북한체제가 무너지면, 중국이 북한을 병합시킬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입니다. 즉 우리가 북한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하려면, 중국과 전면전을 벌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에 관한 한, 중국을 빼놓고는 아무런 논의도 진척시킬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 정보기관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제시에 알고 있었는가를 놓고 논란이 생기고 있지만, 사실상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우리나라의 대중 외교라인이 정상인가를 되짚어 보는 것입니다. 이번 한 해만 돌이켜 보아도, 올해 초 발생한 ‘상하이 스캔들’을 비롯하여 최근의 해경 특공대원 사망 사건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대한민국의 외교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과연 국가적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최대한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외교적 묘안은 무엇일지 고심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 국민들도 할 일이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호의적인 여론을 얻어 내기 위하여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우리 안산시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중요한 민간 외교사절들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들 각자가 자신들의 나라에 소개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결국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이미지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사건이 부디 한반도에 평안과 발전을 불러 오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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