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기타와 아름다운 사람들 공연 모습.  '통아사'는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마다 안산시내 공원에서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는 7080문화. 최근 한 TV프로그램이 통기타 음악을 대표하는 ‘세시봉 친구들’을 소개한 후 7?80년대 음악과 가수들이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전국을 강타한 통기타 음악의 인기 비결이 바로 ‘우리들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70?80년대 좋아했던 음악을 중년이 된 후 스스로 즐기며 사는 이들 ‘통기타와 아름다운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TV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아도 음악이 좋아서 통기타를 배우고 무대에 올라 추억 속에 묻혀있던 통기타 음악을 이어 온 사람들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통기타와 아름다운 사람’(대표 조의철 이하 통아사)들의 카페회원은 700여명. 그 중 연습과 공연에 꾸준히 참가하는 사람들만 해도 100여명이나 된다.

통아사는 지난 2006년 조의철 대표가 자신과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지인들을 모아 만든 동아리다.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는 조의철 대표는 공인중개사 카페 안에 음악모임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되어 뜻이 맞는 소모임 회원들이 독립해 ‘통아사’를 꾸렸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나는데 여가시간을 보낼 곳이 없더라구요. 술집 아니면 노래방 뿐이죠. 아이와 온 가족이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게 뭐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나눌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조의철 회장.

통아사 회원들은 40~50대. 대부분 젊은 시절 통기타 음악에 심취했던 사람들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의 손길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자 ‘빈둥지 증후군’을 느낀 사람들이 옛날 추억을 찾아 가입하기도 하고 가수가 되고 싶었던 꿈을 집안 반대나 여건 때문에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가입해 뒤늦게 꿈을 펼치기도 한다.

△ '통아사' 조의철 대표.

그래서 음악은 이들에게 아픈 곳을 낫게 해주는 치료약이며 지칠 때 힘을 주는 자양강장제이며 우울할 때 필요한 행복 바이러스다.

통아사에 가입 조건은 통기타 음악을 사랑하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통기타를 못 쳐도 노래를 못 불러도 상관 없다.

매주 1회 통아사 기타교실에서 기타 연주법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기타교실은 회원이 아닌 일반인도 참가할 수 있다. 강습비는 물론 무료다. 통기타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언제나 방문해 배울 수 있다. 통아사는 기타강습 교실 뿐만 아니라 주민센터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통기타 저변 확대를 위해 아무런 댓가도 받지 않고 이렇게 봉사하는데 세시봉 흥행에 우리가 일조 했다는 말을 믿으시겠죠?”라며 함박 웃음을 터트리는 조회장.

기본 실력을 익힌 회원들은 매달 열리는 통아사 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일동 식물원이나 부곡동 야외 음악당에서 매달 공연을 펼쳤지만 올해는 25시 광장에서 공연을 준비중이다.

통아사 무대에서는 혼자 노래하는 법이 없다. 반듯이 화음을 맞춰 노래부르는 것이 원칙이다. 독창 실력을 갖춘 가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모니를 이룬 목소리가 기타음과 어우러졌을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통아사 회원들은 “첫 무대에 올라갈 때 그 설레임. 이 나이에 그런 설레임을 어디서 느껴 볼 수 있을까요? 무대에 서면 나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도 달라져요. 무대는 내가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가 아닌 오롯히 나로 존재하는 느낌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새봄 25시 광장에서 만나게 될 통기타와 아름다운 사람들의 무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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