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규 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렇게 작은 소망을 상상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놀리겠지만 그래도 나는 종종 한다. 그런데 때를 맞추어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20분 후에 동네 지하철역에서 만납시다.”

“좋지요. 그런데 우산은 있나요?”

“모자 쓰고 그냥 나와요. 눈을 맞으며 동네 한 바퀴 돕시다.”

“네, 알겠어요.” 랄랄라

따스한 손을 잡고 걷고 있을 때, 그이가 자그만 목소리로 이정석의 ‘첫 눈이 온다구요’ 라는 가요를 흥얼거린다.

“여보, 혼자 하지 말고 같이합시다.”

“그거 좋지’

‘슬퍼하지 마세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때 옛말은 아득하게 지워지고 없겠지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리운 사람 올 것 같아

문을 열고 내다보네.’

이렇게 작은 꿈을 이루고 보니 기분이 한결 즐거워지고, 생활이 활기차게 되는 것 같다. .

우리 인생도 어떻게 보면 꿈의 연속이 아닌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라도 관계없이 어디서든지, 어떤 일이든 상관없이 꿈을 꾼다.

어릴 때, 흔히 어른들이 “네 꿈은 무엇이냐?”고 묻곤 했던 생각이 난다. 나는 오랫동안 같은 꿈을 가지기도 했지만, 얼마 후 또 다른 꿈을 꾸다가 또 겹쳐서 꾸기도 했다.

뒤돌아보니 늘 간직하고 있던 꿈에 어느 정도 비슷하게 살아온 것 같다. 목적을 가지고 그곳을 향하여 가면 그 꿈에 대한 에너지가 생기게 된다.

꿈은 아름답다. 그 꿈이 많은 사람들의 권익을 위하고 인류의 소망과 맞아떨어진다면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가령 아프리카 오지에 가서 의술을 펼친 어느 신부님의 꿈! 그런 눈물겨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며칠 전 신문에 젊은 시절 중졸 출신이었다가 어른이 되어 70세에 박사학위를 받은 분의 이야기가 기사화 된 일이 생각난다.

그분도 처음에는 고등학교 교육을 받고 싶어서 야간부를 이수했고, 그러다가 그 꿈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 전문대학, 그러다가 방송통신대, 대학원 그리고 박사학위까지 받게 되었다.

아! 이래서 壹硯 장석홍 시인은 “꿈의 에너지”라는 시를 노래한 것 같다.

엄마가 사랑담아 아가 향해 미소지면

까르르 소리 내어 해맑게도 답합니다.

웃음은 꿈을 심어주는 마음속의 에너지

연인들 서로서로 마주 보며 미소지면

이 험한 인생의 길 동행하자 약속 하죠.

웃음은 사랑을 이어주는 희망의 에너지

부부가 한 얼굴로 빙그레 미소지면

한길을 향해 가는 동반자의 믿음이죠

웃음은 영원한 소망을 기도하는 에너지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 없이 미소지면

한평생 희노애락(喜怒哀樂) 애정으로 이룹니다.

웃음은 아낌없이 주는 사랑만의 에너지

물론 꿈은 삶의 에너지이지만 그 꿈을 향하여 가는 과정의 열정과 인내는 누구도 같지 않으며 서로 알지도 못 한다.

아무리 어렵고 이루기 힘들다고 하여도, 우리들은 새해가 되면 꿈을 꾼다. 모두가 이루지는 못 할지라도 또 꾸고 꾸어야만 한다. 꿈은 꾸어야만 이루어진다.

임희규 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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