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을 추억해볼 때, 그 선생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라고 말할만한 선생님이 있나요? 저는 안타깝지만, 없습니다. 그래서 그림책「고맙습니다, 선생님」과 소설「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읽은 후에, 두 책의 주인공 트리샤와 동구가 참 부러웠습니다.

'맙습니다, 선생님' 첫 장에는 “진짜 폴커 선생님인 조지 펠커에게 바칩니다. 선생님은 영원히 나의 영웅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책의 저자 패트리샤 폴라코는 왜 조지 펠커 선생님을 영원한 나의 영웅이라 부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까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주인공 트리샤와 ' 나의 아름다운 정원' 주인공 동구는 ‘난독증’이라는 학습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트리샤는 5학년이 되도록 책을 읽지 못해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고, 동구는 3학년이 되도록 책을 읽지 못해서 선생님들에게 공부도 못하는 골칫거리가 되었죠.

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것은 두 아이 삶의 구석구석에 어두운 그림자를 만듭니다. 그런 트리샤와 동구에게 거짓말처럼 트리샤와 동구를 구원해줄 선생님이 나타납니다.

 

폴커 선생님과 박영은 선생님이 나타난 이후로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외롭고 어두웠던 트리샤와 동구의 삶에 한줄기 빛이 비춰지기 시작합니다. 트리샤와 동구는 방과 후에 남아서 선생님과 글자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트리샤와 동구가 방과 후에 남아서 선생님과 함께 삶을 나누고 글자공부를 하는 모습은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여서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폴커 선생님과 박영은 선생님은 두 아이에게 글자만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글자 때문에 막혀있던 세상과의 소통의 문을 열어주고 글자로 인해 상처받았던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해줍니다.

'고습니다, 선생님' 저자 패트리샤 폴라코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마음에 더 감동을 줍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동구와 박영은 선생님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격동의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의 시대적 상황가운데서 동구가족과 주변이야기를 동구의 어린 눈으로 그려나가고 있어서 황금빛 유년의 기억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부분에 30년 뒤에 폴커 선생님을 어느 결혼식장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선생님은 나를 껴안고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내 대답은 이랬지요. “그러니까 뭐냐면요, 폴커 선생님, 저는 어린이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폴커 선생님, 고맙습니다.”(본문 중에서)

‘공교육이 무너졌다.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 폴커 선생님과 박영은 선생님 같은 선생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트리샤와 동구처럼 외로움과 어두움 가운데 헤매고 있는 아이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더 많아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야기숲도서관 황소영 사서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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