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과 충격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런 생각들이 좁고 피상적인 생각이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이 책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배후의 원인을 아들과 나눈 대화형식으로 청소년부터 성인들까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체이다. 그러나 책 속에 담겨있는 진실은 무겁고 불편하다.

책은 기아가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로 인해 구호 조치가 무색해지는 현실, 구호조직의 활동과 딜레마, 부자들의 쓰레기로 연명하는 사람들, 소는 배불리 먹고 사람은 굶는 현실, 사막화와 삼림파괴의 영향,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의 영향, 금융의 영향 등 인간의 생사를 가르는 상황들이 얼마나 정치·경제 질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지 구조적인 문제로서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진실을 전달하기 때문에 직면한 현실 상황에 대해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어투로 글을 말하고 있다.

또한 그 진실에 대해 현실의 한계에 대한 안타까운 어투도 나타난 듯 보인다.

그렇지만 작가는 우선 사람들에게 제목의 이유가 되는 원인들을 알리려는 목적이 뚜렷해 보이고 책의 끝 무렵에는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언급을 하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어떠한 위협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책을 출판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기아와 관련되어 우리가 몰랐던 불편한 사실과 세계의 이면에 대해 거침없이 폭로하고 있다.

직접적이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실을 책에 실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실을 깨달아 기아와 더 나아가 세계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새롭게 하고자 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책에서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의식의 변화를 만들려면 그에 따른 동기가 있어야 함이다. 기아가 단순히 가난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지구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점과 그 원인들을 책을 통해서 알고 그것을 동기로 삼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진실들을 많이 알려지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이 세상으로 나온 이유이다.

이 책은 기아 문제를 단순히 ‘가난하여 식량을 못 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고 꼭 기아에 대한 진실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윤희(신길샛별작은도서관 사서)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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