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표 안산화정영어마을 원장, 안산대학교 관광영어과 교수

아무리 돈과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자라도, 아무리 큰 권력을 소유한 자라도 마음과 해석에 따라 불행할 수도 있고 행복할 수도 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거액 복권 당첨자들 중 거의 90퍼센트가 불행한 결말을 맺는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수십억 혹은 수백억에 당첨되고서도 불행해 질 수 있을까? 그 엄청난 돈이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없는 것일까?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을 관찰해보면 마음과 해석이 행복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관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우리학과 학생들 중 약 30 퍼센트 정도는 자신들이 들어온 학과에 대해서 매우 만족해하며 신나게 대학 생활을 즐긴다. 그들의 얼굴은 활짝 피었고 동료들과 교수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 장학금, 해외 어학연수, 해외 인턴십 등 대학에서 제공하는 갖가지 혜택들은 대부분 그들의 몫이다. 그들은 우리 대학에서 참 행복을 맛본다.

한편, 몇몇 학생들은 학과에 극단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 똑같은 교육환경에서 똑같은 교수가 가르치지만 그들은 만족을 못하고 매사에 부정적이다. 상담해 봐도 별 소용이 없다.

그들은 소위 서울에 있는 명문 대학에 대한 미련과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한탄하며 우울해 한다. 그들은 결국 우리 대학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들을 전혀 누려보지 못한 채 휴학을 하거나 불행하게 졸업한다. 어떻게 똑같은 대학 환경에서 어떤 학생들은 이곳에서 생애 최고의 행복을 누리지만 어떤 학생들은 불행한 나날을 보낼까?

영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 박사는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본인에게 운이 따른다는 긍정적인 사람들과 본인은 불운하다는 부정적인 사람들을 함께 모아 놓고 운과 관련된 게임을 시켜보았다.

먼저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이기는 동전던지기 게임이었다. 결과는 운이 좋다는 그룹과 운이 나쁘다는 그룹의 차이가 별로 없게 나왔다.

두 번째로 주사위 게임을 하도록 했다. 이 게임의 결과도 비슷하게 나왔다. 이 실험에서 운이 좋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운 없이 살아간다고 믿는 사람들의 운은 사실 비슷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문제는 해석에 있었다. 운이 좋다고 믿는 그룹은 항상 결과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해석한다. 좋게 나온 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기뻐하고 나쁜 결과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며 다소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한편, 항상 불운이 따른다는 사람들은 매사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결과에는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나쁜 결과에는 과잉반응하며 괴로워한다.

왜 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들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행복을 누리고 다른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불행해할까?

물론 여기에는 어린 시절 경험과 관련된 심리학적 그리고 유전학적인 요소 등 복잡한 이유들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행복과 불행이 외부의 여건이 아닌 그 여건을 해석하는 마음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행복하기 위해선 우리가 처한 여건을 바꾸려고 안달하기 보다는 내 마음을 바꿔서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삶에서 핵심은 매사를 해석하는 마음이다.

손기표 안산화정영어마을 원장, 안산대학교 관광영어&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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