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추진위원장

선부2동은 지난해부터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가정”을 모토로 책읽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일반가정과 학교, 지역내 다양한 기관들이 책읽기 운동에 동참하며 어언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에 따라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가정 추진위원회 오광수(50. 제일안경원 대표) 위원장을 만나 책읽기 운동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선부2동의 마을 만들기와 책읽기 운동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선부2동에서는 2007년부터 마을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세대밀집지역 특성중 하나인 공공 공간 부족을 극복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그 결과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마을 정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마을 정원은 주민들의 쉼터 공간이자 아이들의 교육공간으로 거듭났다.
마을만들기가 한 단계 발전한 것은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석수초등학교 담장을 허물고 학교마을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5년여의 마을만들기 운동이 축적되며 새로운 마을만들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가정 사업이다.
마을만들기가 환경개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주민들의 정신과 마음을 성장 시키는 책읽는 마을 문화를 만드는 활동으로 이어진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가정” 사업은 마을만들기 운동의 일환이며 연장선으로 보면 된다.

▲ 책읽기 운동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우리가 어렸을 때는 먹고 살기 힘들어 책 볼 시간조차 없었고 보고 싶어도 볼 책이 없었다. 그만큼 책이 귀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책을 읽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책읽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 책읽기는 학습이라는 잘못된 독서교육으로 아이들은 진정한 독자가 되기도 전에 책을 멀리하는 실정이다.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가정은 이런 문제 의식 속에, 마을 차원에서 책 읽는 문화를 키워, 주민들의 내면을 살찌우고, 아이들에게는 평생 독자의 독서 습관을 길러 주려고 시작했다.

▲ 참여는 누가 하며, 전반적인 운영은 어떻게 하는가.
-책 마을 책 가정 사업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책읽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교에서는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석수, 선일초등학교와 학교 도서관 도우미 어머니회가 함께 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교육분과가 예산지원을 비롯해 홍보와 실천 사업을 지원하고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는 기관에서의 책읽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선부2동주민센터 도서관과 석수골작은도서관은 사업의 사무국 역할을 한다. 추진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 위의 기관이 모여 20여명으로 “책 마을 책 가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이들 위원회에서 사업방향을 정하고, 사업 논의를 한다. 자체 실무 소모임에서는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관 참여가 중요한 것은 각 기관이 책 읽기 운동의 거점이자 실천단위가 되기 때문이다.

▲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내용이 있다면
-책 읽기 윷놀이다. 어린이들의 책 읽기 습관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로 어린이, 어른, 필리핀 어린이에게 모두 행복한 사업이다. 어린이가 책을 읽으면 어른이 돈으로 후원하고 그 돈이 모아져 필리핀 어린이에게 책으로 선물하는 사업이다.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책읽기 윷놀이에는 석수초와 선일초, 석수골작은도서관, 하늘꿈지역아동센터 등 95명의 어린이가 참여해 한달 동안 총 2천620권을 읽고 183만6,500원을 모았다. 5월 31일 선부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한국YMCA전국연맹을 통해 필리핀 바궁푹 초등학교에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 마을책가정 추진위원회’뿐만 아니라 학교선생님, 선부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많은 노력을 했다.
아이들의 소감을 듣고 진한 감동과 보람도 느꼈다. 선부 2동 어른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책을 많이 읽은 것이 뿌듯하며 더불어 돈을 많이 벌어서 바궁푹 친구들에게 책을 주는 거니까 너무 좋았다’는 선일초 한미정학생. ‘책을 읽을 때 감동과 슬픔, 행복을 느끼며 읽었다’는 선일초 은교 학생. ‘태어나서 누군가를 위해 책을 읽어 본 건 처음’이라는 석수중 원현지 학생. ‘책을 많이 읽어서 인지 시험문제가 너무 쉬워 보였다’는 석수초 이민진 학생의 소감에 감동을 느꼈다.

▲ 주민들이 책을 쉽게 대여할 수 있는 공간은 있는가.
-책 마을 책 가정 책 읽기 운동은 마을 도서관을 살리는 것에도 큰 관심이 있다. 도서관은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는 공공공간이라고 본다.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하는 도서관의 정신은 도서관 주인이 주민이며,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선부2동에는 석수골작은도서관과 선부2동주민센터 도서관이 있어 쉽고 편하게 책을 빌릴 수 있으며, 특히 석수골작은도서관은 다른 도서관 책도 빌릴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또한 학교마다 도서관이 있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다.

오광수 추진위원장

▲ 책읽기 운동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직 진단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사업을 시작한지 1년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현재는 책읽기 운동을 많이 알리고, 책읽기 풍토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선부2동 책 클럽 활동은 주민들이 한권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으로 매월 모임을 갖고 있다.
책을 읽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은 생각을 더욱 깊게 한다. 기관마다 한권의 책을 릴레이로 읽는 책읽기. 가정과 직장 및 교육기관에서 매일 20분씩 책읽기를 실천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한다. 교양강좌, 책 축제 등과 주민들의 독서생활 실태 조사, 기관별 실천 내용 등을 조사하며 책 읽기 운동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올 10월에 “책과 노니는 마을, 선부 2동”이란 주제로 선부2동 책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책 축제 행사는 처음이라 다소 떨리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축제가 될 것으로 본다. 선부2동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축제, 주민들이 책으로 공동체를 경험하는 자리가 되길 기획하고 있다. 또 올 한해 끝나는 축제가 아닌 선부2동 고유의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책 마을 책 가정” 책읽기 운동이 선부2동에서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민. 관의 협력 속에 유행처럼 지나가는 마을만들기가 아닌, 우리 마을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최근 인상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남자의 물건(김정운)을 감동깊게 읽었다.

* 오광수 위원장 주요 약력
. 안산시 선부2동 주민자치위원장(전)
. 안산 석수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현)
. 안산경영정보고등학교 총동문회장(현)
. 책 마을 책 가정 추진위원회 위원장(현)
. 안산신문사 독자위원
. 제일안경원 대표

장기준 기자  giju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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