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예를 들어 갑이 을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하자. 갑은 손해배상액으로 금 5,000만원을 청구하였고, 을은 손해발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갑이 요구하는 손해배상액이 너무 과하다고 다툴 수 있다.

이러한 경우 5,000만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갑이 입증해야 하는데, 손해액 입증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고인 을이 손해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액이 얼마인가에 관한 판단만 남은 것인데, 갑이 청구한 5,000만원 상당의 손해 발생 사실 입증이 다소 어렵고, 갑도 청구한 5,000만원을 다 지급 받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통상 조정을 통한 문제해결을 모색하게 된다.

갑은 조정기일에서 을로부터 3,000만원을 지급 받는 것으로 합의할 수 있고, 이러한 합의는 을의 입장에서도 그리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할 경우 을은 반드시 일시금으로 금 3,000만원을 지급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위 사안에서 을은 조정기일에 금 3,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하지만 지금 사정이 어려우니 나누어 지급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고, 갑이 이러한 을의 요구를 거절하면 모르지만 을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을의 분할 지급에 동의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을은 금 3,000만원을 갑이 합의해 준 회 수로 분할하여 지급할 수도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갑과 을은 을이 갑에게 금 3,000만원을 지급하되 매달 금 500만원 씩 6개월 분할 지급하는 내용으로 합의할 수 있고, 이러한 합의는 금 3,000만원이 바로 필요하지 않은 갑의 입장에서나 목돈이 없는 을의 입장에서나 나쁠 것이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이 분할지급에 합의할 경우 조정 문구에는 '을이 1회라도 지급을 연체할 경우 기한이익을 상실한다‘라는 기한이익 상실 조항이 들어간다.

기한이익은 기한이 도래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가 받는 이익을 말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위 사안에서 을이 금 3,000만원을 분할하여 지급할 수 있게 되는 이익을 말한다.

따라서 만약 을이 2012. 8. 31.부터 매월 말일에 금 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2012. 8. 31. 금 500만원, 2012. 9. 30. 금 500만원을 지급하다가 2012. 10. 31. 금 500만원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을은 그 날로부터 갑에게 나머지 금 2,0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할부금 약정서(1회 할부금 지급 지연시 나머지 잔액 전액 지급)나 대출약정서(이자 1회 연체시 대출금 전액 상환)에 기한이익 규정이 들어가 있는데, 조정에서도 이와 같은 기한이익 조항는 통상 들어가게 된다.

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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