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만약 허위의 사실을 주장하거나 허위의 증거를 제출하여 법원을 기망한 뒤 승소판결을 받았다면, 형사상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인가?

보통 사기를 떠올릴 것이다. 사람을 속일 경우 통상 ‘사기친다’라는 말을 하는데, 재판부를 속였기 때문에 사기죄로 처벌 받아야 한다고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결론에 있어서는 맞는 말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리구성이 필요하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할 경우에 성립한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을 속인 뒤 속은 사람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송사기에서 기망당한 사람은 법원이고,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는 자는 패소한 소송 당사자이다.

여기서 기망당한 사람과 재산상 피해자가 다른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하게 되는 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피기망자와 재산상 피해자가 다른 경우에도 사기죄는 성립한다고 본다. 따라서 사실과 다른 청구를 하여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거나 허위 내용의 서류를 증거로 제출하면 소송사기가 성립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사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소송사기를 넓게 인정한다면, 민사소송재판제도를 이용하는 당사자들은 소송 과정에서 큰 부담을 갖게 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대법원은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피고인이 그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한 흔적이 있는 등의 경우 외에는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도1610 판결)”라며 소송사기가 인정되는 경우를 제한하고 있다.

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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