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손해배상예정이라는 제도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발생 여부가 불문명하거나 발생한 손해액 특정이 어려울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갑은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데 을로부터 공장에 설치할 기계 제작 납품을 의뢰하였고, 갑과 을은 2013년 1월 1일을 납품기한으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을은 공정상의 문제로 한 달이나 지나 납품하였다.

만약 갑이 2013년 1월 1일 기계를 인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병으로부터 화장품 용기 주문을 받아 두고 있었는데 을로 인해 납품을 못하게 되었다면 일응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갑이 기존에 있던 기계를 교체하기 위해 새로이 주문한 것이라면 납품 지연만으로 특별한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라도 을이 최종적으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는 문제될 수 있고, 후자의 경우라도 만약 을의 납품 지연으로 갑이 예정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면 갑의 입장에서는 일정 차질로 인한 유무형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한 어떠한 배상도 없다면 억울해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갑과 을은 사전에 미리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를 할 수 있고, 만약 갑과 을이 사전에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면, 을은 실제 갑에게 발생한 손해가 미리 합의된 금액보다 적다거나 실제 갑에게 손해가 발생한 바 없다고 지급을 거부할 수 없고, 갑은 을의 채무불이행 사실만을 입증하면 되는 것이지 실제 손해 발생 사실이나 손해액을 입증할 필요가 없게 된다.

통상 기계 제작납품 계약에서 사용되는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예정의 일종이고, 만약 갑과 을이 납품기한일로부터 하루 지날 때 마다 물품대금의 1/1,000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면, 갑은 을에게 이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청구하면 된다.

다만 손해배상예정의 경우 법원은 그 금액이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 금액을 감액할 수 있고, 실제 갑이 지급 받게 되는 손해배상금은 합의된 금액보다 다소 적을 수도 있다.

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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