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 논설위원 동화작가 (안산덕성초등학교 교장)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 빌리 그레이엄 목사, 워렌 버핏, 스티븐 호킹, 작곡가 안익태, 시인 천상병 등이 떠오른다. 갑오년에 태어난 위인들이다.

벌써 1월도 반이 지나가고 있다. 연륜을 더할수록 시간은 ‘흐르는 물보다는 쏜 살 같다’라는 비유에 더 공감하게 된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결심과 소원을 가슴에 새긴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실천해야지’라며 의지를 불태운다. 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엄청난 교통대란까지 감수하며 밤새 자가용으로 달려 바다와 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는다. 일출로 유명세를 타는 산과 바다는 그야말로 사람의 물결로 출렁인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안산의 수암봉과 광덕산 그리고 노적봉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수채화 같았다. 새해의 결심처럼 그 마음다짐이 초지일관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행복할까?

새해 첫날, 한자성어 파부침주(破釜沈舟)를 화선지에 썼다. 현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벽에 붙여놓았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마저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진(秦)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 항우(項羽)가 쥐루(鉅鹿) 싸움에서 사용하던 솥을 깨뜨리고, 타고 온 배를 가라앉혔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에 단골메뉴처럼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나와 관계되는 모든 것, 글을 쓰는 것에서부터 일상생활에까지 파부침주의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겠다는 결의를 다짐하기 위해 쓴 것이다. 날이 갈수록 파부침주 속에 내가 구속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그 결심과 실천이 얼마나 갈지도 의문스럽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열심히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해 소망과 다짐엔 늘 실과 바늘처럼 함께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바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라는 우리말 속담과 같은 한자성어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쉽게 변하며, 굳은 결심도 끝까지 지켜내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교훈이 담긴 말이다. 가만 지나온 날을 뒤돌아보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는 것이 우리네 일상사이다.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새해의 소망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매체가 1월 7일부터 8일까지 대학생 783명에게 ‘새해 계획 얼마나 지켰나?’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역시 작심삼일이었다. 설문에 참가한 대학생 70%가 ‘지난 일주일 동안 신년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에 응답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기죽을 필요도 없다. 작심삼일이란 덫을 과감하게 던져버리면 된다.

아직 새해이다.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르며 실천의 발걸음을 힘껏 내디디면 된다. 한번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로 결심하였으면, 뜻한 바를 굽히지 않고 질주하는 말처럼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

새 출발은 항상 장엄하다. 새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하늘을 훨훨 날 때가 아니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때도 아니다. 새가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 깃을 활짝 펼 때가 가장 아름답다. 돛단배가 먼 바다에 출항하기 위해 돛을 활짝 펴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새 출발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사람들의 모습이야말로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 시작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처음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거친 숨을 내뿜으며 질주하는 말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가. 작심삼일의 덫을 훌훌 털고 말처럼 힘차게 도약하자. 뛰자, 2014년을 나의 해로 만들자.

나폴레옹의 명언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를 되새겨보자. 그리고 이렇게 말해보자.

‘올 한 해, 내 삶에는 작심삼일이 없다’라고….

류근원 논설위원, 동화작가 (안산덕성초등학교 교장)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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