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그리고 어떤 단말기에서는 다행히 전화기능을 쓸 수 있었지만, 인터넷이 불안하거나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동통신사는 이번 사고가 기계적인 결함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사고가 난지 25분만에 시스템을 복구했고, 사고 발생 5시간 40분이 지난 밤 11시 40분에 시스템이 완전히 정상화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다음날 새벽까지도 큰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업무를 이동통신망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피해는 매우 컸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받는 대리기사들은 이것 때문에 하루 장사를 ‘공쳤습니다’. 또한 이동통신망으로 콜택시 접수나 카드결제를 받는 택시기사들도 사람들로부터 ‘일하기 싫으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음식을 배달시키고 이동통신망으로 카드결제 하려던 사람들이나 사업상의 연락이 필요했던 사람들도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처럼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이 이동통신사는 통신장애 때문에 피해를 본 가입자들에게 피해금액의 10배를 보상하고, 그 외의 가입자들에게도 일괄적으로 1일분의 요금을 차감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저에게 한 가지 흥미로운 게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 때 경제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도 피해를 호소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 금단현상’과 같은 정신적인 피해였습니다.

실제로 통신장애가 일어났던 그 시각에 우리나라 전역에 전화통화량이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휴대폰이나 가족 및 지인들의 휴대폰을 점검하려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휴대폰이 ‘안 터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적잖은 사람들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공황상태를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들은 신호가 뜰 때까지 수시로 휴대폰을 쳐다봤었고, 어떤 사람은 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전화하기도 했었습니다. 혹은 어떤 사람은 단말기를 여러 번 껐다 켜보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스마트폰을 포맷해서 다시 세팅했습니다.

사실 그들에게 휴대폰이 없었던 시간은 단 몇 시간에 불과했는데, 왜 그토록 불안해했을까요? 그들 생각에, 휴대폰이 없이는 전혀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전혀 살 수 없을 것 같던 그 시간은 새로운 가치를 주는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휴대폰으로 지인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했지만, 그 불편한 시간 동안에 그동안 잘 하지 못했던 내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일상과는 달라서 조금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은 또한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고 저를 더 인간답게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오늘날 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편리함을 생존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 30년 전만 해도, 우리는 편리함과 생존을 분리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편함이 주는 잠깐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거나 주변의 사물들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손편지를 기다리며 설랬고, 공중전화를 기다리면서 수많은 대화들을 나누는 등 우리는 불편함을 새로운 가치로 만들면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중에서도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요? 이번 한 주를 살아가는 중에 한번 모든 편리함을 벗어봅시다. 그리고 불편함 속에서 주어지는 가치를 한번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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