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선진국들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열을 올리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우주 개발’입니다. 그래서 미국, 일본 등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실험실을 놓고, 지속적으로 우주인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선진국을 꿈꾸는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여, 지난 200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를 배출하였습니다.

최근에 이 이소연 박사가 곧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을 퇴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최근에 있었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계획이든 가족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사람들은 그녀의 이 말이 곧 항우연을 퇴사하고 미국으로 가겠다는 뜻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그녀가 항우연을 퇴사하면, 우리나라에는 이제 ‘우주인’이 없게 됩니다.

사실 그녀에 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항우연에서 우주과학을 연구하던 그녀가 2012년에 갑자기 휴직을 신청하고는, 우주과학과는 상관없는 MBA(경영대학원 석사과정)를 공부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했습니다.

그녀에게서 이런 소식이 들리자, 사람들은 그녀가 ‘우주인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향우원을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그녀에 대한 여론은 이제 ‘‘우주인 배출사업’에 들어간 260억원의 세금을 먹고 튀었다’는 비난으로 바뀌었습니다.

성과도 없이 날려버린 국민의 세금 260억원을 생각하면, 저도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결정이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녀를 비판하기에 앞서, 그녀가 남긴 한마디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녀는 최근에 했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 우주인으로서 더 이상 할 일이 많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항상 진로를 고민했다.” 우주인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왜 미래의 진로를 고민했을까요? 자신이 우주인으로서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거나, 최소한 그런 미래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어쩌면 그녀의 이런 상황은 그녀 자신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초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기사들을 본 결과, 그녀를 옆에서 지켜본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그녀를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은 그녀가 우주에서 돌아온 후에, 국가가 그녀를 방치했다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즉, 그녀가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우주인 사업” 전후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면, 그녀가 더 적극적으로 우주인의 역할을 감당했을 것이라는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우주인 양성이나 우주실험 계획 등 그녀가 경험했던 것들을 활용할 계획을 세운 적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내세운 ‘우주 개발 계획’은 전(全)국민의 관심을 얻는데 성공했지만, 이처럼 우주인이 배출된 이후에 그녀를 활용할 방안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흐지부지될 위기에 빠진 것입니다.

한 국가가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먼저 그 사업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장기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안에서 이벤트를 추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었더라도 이벤트를 한 다음에는, 빠른 시간 내에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전과 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이벤트가 의미 있는 과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 반면에 계획도 없이 ‘일단 시작하면 알아서 되겠지’하는 심정으로 이벤트를 벌이는 국가사업은 이벤트가 성공했더라도, 이후에 결국 흐지부지됩니다. 그래서 아무리 멋진 이벤트라도 ‘시작하면 알아서 되겠지’했던 무계획 속에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멋진 이벤트도 결국 비전과 이후의 장기적인 계획들 속에서 의미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 우리 안산시도 민선 6기 지방자치를 시작하였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인기를 위한 일회적 이벤트보다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더욱 멋진 안산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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