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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꽃에 대한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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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23일 (수) 11:13:56 우리안산넷 webmaster@ansansm.co.kr

4~5년쯤으로 기억된다.
학교 자투리땅에 고구마 순을 몇 포기 구해 심었다. 햇볕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땅이었지만, 그래도 고구마 순은 염려와는 달리 잘도 자라주었다. 그해 초여름, 신기하게도 고구마 줄기 속에서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처음에는 변종 메꽃 종류인가 그냥 지나치려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새하얀 꽃잎과 자줏빛 속살을 드러낸 아름다운 꽃, 분명 고구마 줄기에서 나온 꽃이었다. 한동안 놀라움 속에서 헤어날 줄 몰랐다.

춘원 이광수의 회고록에 ‘고구마 꽃은 백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귀한 꽃….’이라고 설명된 꽃이 우리 학교에 피다니….
부랴부랴 사진 촬영을 하고 이튿날 교내 방송을 통해 고구마 꽃 모양을 전교생들에게 보여주는 등 수선을 떨었다.

이렇게 귀한 손님으로 각인된 고구마 꽃이 올해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어 한동안 화젯거리가 되었다.

고구마 꽃의 꽃말은 행운이다. 꽃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1945년 광복, 1953년 휴전, 1970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전에 고구마 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구마 꽃말처럼 행운이 두루두루 찾아왔으면 좋겠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행운은 그림자조차 보이질 않는다.

기온도 예년보다 더워도 너무 덥다. 벌써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도 있다. 정치도 상생의 출입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게 아니고 저들만을 위해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청문회 현장 뉴스를 보면 한 걸음도 발전한 게 없다. 짜증부터 난다. 7?30 재보궐선거도 저들만의 선거이지, 국민들이 생각하기엔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세월호 참사도 제자리걸음이다. 아니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속보에 여론이 벌집을 쑤신 듯하다. DNA 조사 결과도 100% 확신할 수 없는 정황이다. 그 후유증이 오래 갈 것이란 예감마저 든다. 이래저래 가슴이 훅훅 달아오른다. 그래도 고구마꽃이 피었는데…, 고구마는 메꽃과의 한해살이 뿌리채소이다.

감자와 함께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가난한 서민들을 먹여 살린 대표적인 구황작물이다. 구황작물은 기상조건 악화로 주식량인 벼·보리 등이 흉작인 경우에도 상당한 수확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일컫는다. 구황작물의 특징은 생육기간이 짧다. 가뭄과 장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것들로서 고구마?조?기장?메밀?뚱딴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고구마는 일본에서 들어왔다. 고구마라는 명칭은 일본에서 고구마를 일컫는 ‘고코이모(孝行芋)’가 전래된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대마도에서는 고구마를 ‘고코이모’라고 불렀다. ‘고코’는 효행(孝行)의 일본말이다. 그리고 ‘이모’는 우리말의 ‘감자’에 해당한다. 대마도에서 효행심 깊은 자식이 고구마로 부모를 극진히 봉양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코이모’가 우리나라에 와서 고구마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이다.

영조 39년 1763년 7월, 통신사 조엄이 일본에 건너갔다가 대마도에 들렀을 때 고구마를 보고 그 종자를 얻었다. 고구마의 보관 및 저장 재배법을 배운 그는 이듬해인 1764년 7월에 돌아올 때 고구마 종자를 갖고 와 동래와 제주도 지방에 시험 삼아 심게 했다.

그 해 8월, 동래부사로 부임한 강필리는 조엄이 가져온 고구마 종자를 직접 재배하여 성공, 이것이 우리나라 고구마 재배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고구마의 잎자루는 나물로 식용하고, 뿌리는 그대로 쪄서 먹거나 튀김·엿 등으로 조리, 가공해서 먹는다. 또한, 알코올의 제조 원료로도 많이 쓰여 우리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고마운 작물이다. 특히 겨울이 되면, 군고구마 장수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아련한 향수까지 선물하는 고구마, 100년에 한 번 꽃 피는 고구마 꽃이 피었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고구마 꽃은 원산지인 남아메리카의 아열대 기후에서는 흔하게 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우리나라도 30도 이상의 날씨가 지속되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아열대 기후와 비슷해지면서 꽃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상 기후의 전조현상이자, 지구 온난화의 경고가 우리나라에 까지 온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도 고구마 꽃말처럼 이 나라에 행운 가득 넘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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