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탄생 10주년을 맞아 '개발과 환경의 조화'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10년의 성과와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시화호 개발을 위한 공사 주체와 관련 지자체, 시민단체간의 민주적인 논의과정을 시작한 지 10년을 맞았다.

시화지구개발사업은 시화호에 인접한 안산시와 시흥시, 화성시에 이르는 광활한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국토확장사업, 용수확보, 농지 및 공업용지 확보, 고용증대, 경기활성화 등의 복합적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시화호 개발은 대기문제와 수질오염에 대한 조사, 중장기적인 수질개선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팽배했다.

3개시에 걸쳐있는 지자체 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들의 민원이 폭증했고 극기야 정부와의 갈등으로 심화되는 양상을 맞았다. 이때 정부와 지역사회의 갈등해결을 위한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이 필요하다는 공감해 탄생한 단체가 바로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다.

2004년 1월 정부,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시민단체, 전문가, 사업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탄생한 것이다. 2008년에는 ‘공공갈등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규정’에 의거해 임의기구에서 법적기구로 개편했다.

시화지속협의회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공동위원장체제로 운영되며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에서 활동하는 시민.환경단체 회원과 시민.환경단체에서 추천하는 전문가가 협의회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운영은 도시계획분과와 환경개선분과(대기개선소위원회와 수질생태소위원회)로 구분돼 운영되어 왔으며 필요한 경우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2004년 이후 2013년까지 전체회의 32회, 도시계획분과 128회, 대기분과 92회, 수질생태분과 92회 등 총 344회의 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협의회는 정기적인 회의 이외에 시화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논의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10회의 집중토론과 현장학습, 새미나, 총 250회의 TF팀 회의를 개최했다.

운영은 참여와 숙의, 합의라는 기본원칙 아래 출석위원들과 최대한 합의를 통한 만장일치 의결방식으로 운영됐다. 또 사후관리평가단, 입주심사위원회, 대기개선기금운영위원회, 시화호간선수로수질감시단, 시화호퇴적토모니터링반 등의 실행기구를 설치해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결과의 지속성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계획-실행-관리-피드백의 통합된 체계를 구축해 합의의 책임성을 실현했다.

그 결과 1기 시화지속협의회는 시화지구 개발계획을 합의하고 대기.수질 로드맵을 작성했고, 2기는 MTV상업용지 특화, 제2외곽고속도로 이전 등 다양한 합의사항을 논의하고 실행했다.

3기는 개발사업 계획과 로드맵의 재검증을 실시했고, 4기는 시화호와 시화지구의미래방향 설정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가칭)시화지구지속가능파트너쉽 운영을 합의하는 성과를 냈다.

협의회의 노력으로 공원녹지는 당초 20.3%에서 27.5%로 늘렸고, 상업용지는 7.0%에서 10.0%, 지원용지 13.0%에서 12.0%, 공공용지 23.7%에서 23.5%, 산업용지 36.0%에서 26.0%로 최종 합의를 도출했다.

이 때문에 시화지속협의회는 공공갈등 조정, 협력적 계획의 추진과 정부의 적극적 의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재정적 협력과 더불어 다양한 연구, 위원간의 정보와 지식의 공유를 통한 통합적인 운영으로 한국사회의 보편화된 갈등관리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시화지속협의회는 지난 10년 동안의 치열한 논의과정을 통해 개발계획 및 환경개선계획을 마무리 했다면 앞으로는 지난 10년간 합의된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의견과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해 효율적인 갈등조정기구로 재개편 운영될 예정이다.

(가칭)시화지속가능파트너쉽 설립을 통해 생태환경교육은 물론 시화호 역사문화와 주민생활상의 복원, 관광레저활성화를 위한 시화호 컨텐츠 개발, 갈등 및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역량강화 등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협의회 관계자는 “시화권역이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한 성공적인 지역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화지구 계획과 개발에서 나아가 지속가능한 관리 및 운영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화지속가능발전 세미나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한국수자원공사, 국토교통부, 한국지역개발학회가 주최하고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 등이 후원한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 1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가 17일 시화호조력발전소 내 시화조력문화관에서 개최됐다.

‘개발과 환경의 조화’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독일 브레멘시 디어크 큘링 경제노동항만과장,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제프 록스 환경계획학과 교수, 일본 동경대 고이즈미 히데키 도시공학과 교수, 중앙대학교 문태훈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한국수자원공사 박세훈 수변도시처 부장 등이 참여했다.

세션1 순서에서는 김호철 전 한국지역개발학회장을 좌장으로 수원시 이재준 제2부시장, 지역발전위원회 이두희 정책연구팀장, 안산YMCA 류홍번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진지한 의견을 교환했다.

세션2에서는 ‘도시개발사업의 공공갈등 관리방안’이란 세미나의 핵심 주제로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강연진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국무조정실 임상준 갈등관리지원관, 한국행정연구원 윤종설 부연구위원, 시화호연대회의 서정철 공동대표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기조연설 후 ‘지속가능한 도시 수변공간 개발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세션1 순서에서는 박세훈 부장이 나서 ‘지속가능한 시화호 수변도시 개발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중들과 함께 참가한 도시와 환경 전문가들에게 전달했다.

시화호 탄생배경의 과정설명을 시작으로 해 세미나 자리에 나선 박 부장은 수변도시 주변의 개발과 관련 시화MTV와 송산그린시티를 사례로 들면서 개발에 따른 환경문제를 되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전환해가는 수변도시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독일 브레멘시 디어크 큘링 경제노동항만과장은 자국 도시의 사례를 중심으로 수변도시 공공간 조성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디어크 큘링 과장은 브레멘시의 최대 도시개발사업이자 25년간 추진 중인 ‘브레멘항구 재개발사업’을 예로 들며 “환경오염관리 대책을 위해 업종별로 입지를 제하하기 위한 도시계획을 마련하고, 실제 소음과 악취를 측정해 개발 계획에 반영한 특별계획을 개발구역별로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자체, 시의회, 건설협회로 구성된 협의회를 출범시켜 사업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갈등을 규명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개발사업의 공공관리 갈등방안’이란 주제로 진행된 세션2 순서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프 록스 교수가 나서 ‘대규모 복합적 환경사회경제개발 갈등의 이해관계 해결을 위한 참여기반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제프 교수는 새크라멘토 지역의 아메리칸강 분기점 개발과 관련 탄생해 활약하고 있는 ‘물포럼(Water Forum)'의 사례에 대해 말하고, “오래된 갈등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었던 데는 갈등지역을 명확히 선성한 후 해당 이해관계자 그룹을 대상으로 전문가의 중재 및 교육과 분석을 바탕으로 해 형성된 신뢰가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일본 동경대 고이즈미 히데키 교수는 ‘일본의 도시계획과 시민참여’란 주제로 도시계획 조성 과정에 주민참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강조했다. 교수는 “도쿄 중심지역 재개발 과정에 있어 마찌쭈쿠리 접근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도시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는 개념이 점차 확립됐다”며 “주민이 직접 도시디자인 참여, 주민 복리향상 의견 제시 등 과거 하향식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상향식으로의 전환점에 늘 주민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선 중앙대 문태훈 교수는 시화지구 개발을 중심으로 ‘한국의 공공갈등과 갈등관리’란 주제의 발표를 이어갔다. 문 교수는 “급속한 발전의 이면에 사회 전반에 걸친 갈등이 내재돼 있어 경제적 손실만도 246조로 추정될 정도로 공공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시화지구 개발 당시 탄생한 ‘시화지속가능 발전협의회’가 개발규모 축소, 무공해 입주공장 입주 등 친환경 개발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그러면서 “이 단체가 대표성을 보다 확충해 새로운 합의체 형태의 지역발전기구로 나아가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준 기자  giju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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