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흔히 말하기를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21세기를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의 역사와 향토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늘날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더듬어 보는 일은 「우리고장 사랑」의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지난 1999년 10월3일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한국한문학회 학술세미나를 안산에서 개최한바 있어 그동안 우리 조상들이 가꾸어 온 안산 문학사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안산 문인들의 활동과 15학사



조선시대 4대 문장가의 한 사람으로 안산에 살며 시작(詩作)과 문필(文筆) 활동을 했던 장유(1587~1638)는 이곳에 살면서 1백편이 넘는 안산에 대한 시문(詩文)을 남겼다.



또한 이조반정을 주도했던 김류(1571~1648)는 대제학과 영의정을 지내며 안산에 대한 수많은 시문을 남겼으며 죽은 후에고 안산 와동에 묻혔다.

그리고 안산사단(안산사단)을 개창했던 임정(1694~1750) 최성대1691~1761) 등과 성호 이익과 직·간접으로 인맥과 학맥이 닿아있던 채제공 이용휴 신광수 엄경음 이광한 유경종 강세황 조중보 이수봉 최인우 유중림 허필 임희성 안정복 목만중 신택원 등이 세칭 안산15학사이다.



그들이 활동했던 정조시대(1777~1800)는 명실공히 안산의 르네상스로 불려져도 좋을 만큼 학문과 예술이 풍성한 수확을 거둔 시기였다.안산이 시문(詩文) 측면에서 가장 영광스럽게 부각된 것은 1797년(정조21) 8월16일 화성에 모신 정조 임금의 아버지인 즉 사도세자의 능행길에 정조 임금이 안산별궁(安山別宮)에서 묵었던 사실이라 이때 별종이란 안산 관아를 말한다.



이때 정조임금은 『소반 같은 땅 모양 일만 봉우리 연꽃과 같고 / 물고기라도 정당강과는 비교치 말라 / 천하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 안산이라 했는데 / 해마다 벼까지 잘 여물어 풍년이라네』라는 어제시(어제시)를 내려 안산백성을 위로하였다.뿐만아니라 정조임금은 안산을 중심으로 시흥·과천·남양 등 10개음으 선비들을 대상으로 과거를 베풀었다.



이때 장원 3인중 1등으로 최홍진이 선발되었다. 최홍진은 안산에 오래 세거한 사람으로서 「안산15학사」를 중심으로 안산문단을 개창한 18세기 한국문학사상 손꼽히는 시인중 한사람인 최성대의 종손이며 조선후기 안산 부곡동 오교촌장과 청문당(淸聞堂)에서 안산을 우리나라 문화운동의 중심지로 이끌었던 유경종의 사위였다.



또한 조선시대의 안산은 서해의 어장중 가장 우수한 곳으로 지목되어 궁중에 생선 등 해산물을 공급하는 사옹원 분원이 직할하는 안산어소(安山漁所)가 신길동 새뿔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어소를 주제로한 수많은 시문(詩文)들이 쓰여졌으며 이 곳에 상주했던 상급 벼슬인들이 많이 있었는데 「안산15학사」 중 임희성 신택권 등도 그들중의 하나이다.



이들의 선배였던 시인인 최성대가 임희성에게 보낸시 『봄날 제방에 물오르니 호수는 비취빛』으로 시작되는 7언시도 안산어소를 주제로한 시이다.

안산군수를 지냈으며 조선후기 문단에서 손꼽히는 시인이었던 이병연(1671~1751)과 한때 남인시단의 맥을 이어갔던 오광운(1689~1745) 같은 사람도 안산어소에 관한 시문을 많이 남겼다.





▲문학의 맥을 이어가라



이와같이 18세기 조선 제일의 문사(文士)인 이용휴가 안산 일동(첨성촌)에 주로 살면서 문학 활동을 전개하였던 것은 안산이 조선후기 시의 중심지로서 떠오르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강세황의 처남 유경종은 사재를 기울여 지금 부곡동 정재초등학교 근처에 있었던 오교촌장(午橋村庄)과 청문당(淸聞堂)을 개방해 문사들이 모여 시회(詩會)를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여건을 제공 함으로서 조선후기 안산은 남인문단의 본거지가 되었던 것이다.



이와같은 문학적 정기는 계속 이어져 안산은 나라가 망한 1910년 이후까지도 기호지방 시단(詩壇)의 중심으로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러번에 걸쳐 「연성음사 시집」을 출간하여 조선의 살아있는 시맥(詩脈)을 계승하고자 노력하였던 것이다.



지난 1999년 10월3일 한국한문학회 세미나를 안산에서 개최한 연유도 이러한 과거 안산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와같이 문학을 통해본 우리고장 안산의 역사는 위대하였다. 우리 또한 이와같은 문학적 정기를 계승 발전 시켜 나가야 하는것이 우리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글쓴이:유천형·안산문화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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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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