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은커녕 택시 타는 돈을 아끼기 위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걷거나 버스를 타는 등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성실하게 살아 온 신안산대학교 사회교육원 안병선(84) 명예원장. 안산교육청 초대 교육장을 지낸 안 명예원장이 신안산대학교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그 분을 찾았다.

▲ 안병선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원장님께서는 1999년부터 17여 년 동안 신안산대학교 사회교육원 명예원장으로 계시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부럽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경기도지역 후배 양성을 위해 중·고등학교 교사, 교장, 도교육청 중등장학관, 안산 시흥 광명 군포 의왕 통합 초대교육장 등 교육전문직으로 일선에서 2세 교육과 교육행정분야에서 40여 년간 교육공무원을 했습니다. 공직을 퇴직하고 곧 바로 제2모작으로 시작한 것이 신안산대학교 사회교육원명예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바와 같이 17년이란 짧지 않은 동안 신안산대학교에 재직하게 된 것은 강성락 총장님의 탁월한 교육 철학과 지의상 사회교육원장의 열정적인 교육관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남다른 덕망 그것이 좋아 교육현장에서 후회 없이 일하고 싶어 한 해 한 해를 지내다 보니 어언 20여년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 안 원장께서는 그 동안도 들어나지 않게 숨어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는 소문이 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 들이 말하는 그 좋은 일! 이번 기회에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부끄럽습니다. 이미 들어 아시는 것 같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택시 돈 아까워 못 탑니다. 그렇지만 돈 써야할 곳에는 씁니다. 다만 절약이 가능하고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한 곳에는 철저하게 절약합니다.

근검절약, 성실 저의 부모님이 그렇게 살아오셨으며 저에게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면서 제 부모님은 가난한 사람들 참 많이 도왔습니다. 6·25동란 때 제가 무사했던 것도 부모님이 평소 베푼 은덕이었습니다. 그것을 저는 보고 배웠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근검절약하는 사람 그것을 넘어 깍쟁이, 소금, 그렇게 흉보고 있는 것 알고 있습니다.

친구들! 저 사람 술 얻어먹은 사람 있어? 그렇지만 반드시 그런 제가 아닙니다. 자랑 같아 말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그 동안 주변 사람들은 물론 가족들도 모르게 때때로 경로당을 찾고, 평화의 집을 찾아 금일봉 또는 에어컨 같은 시설 등 선물을 했었지요. 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가까운 지역 불우이웃을 돕고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시로 학비지원을 했습니다.

▲ 지난 4월 30일 신안산대학생을 위해 장학금 1천 만 원을 내 놓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맞지요?

“예, 맞습니다. 이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할 겁니다. 사실은 제가 죽기 전 그 때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 돈을 쓰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신안산대학교 사회교육원에 몸담고 있던 동료 명예원장 한분이 변을 당했습니다. 그 분을 보고 평소 생각하고 있던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사람이 언제 죽을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살아 있을 때 작은 것이라도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지난 4월 30일 1천 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습니다.  1천만원 많지 않은 돈입니다. 그 돈을 장학금으로 내 놓은 뒤에 제게 돌아오는 효과는 수십억이더군요. 오늘 선생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그 돈 1천만원의 효과 그렇지요? 제 말이 틀렸습니까?

▲ 지난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듣자니 선생님들 가운데 스승의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푸념 섞인 말을 주고받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종전엔 학년 초가 되면 했던 가정방문 요즘은 없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 원로 교육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승의 날 있어 나쁠 것 없습니다. 문제는 학부모들입니다. 요즘 선생들 터무니없이 선물 받기 원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며느리가 초등학교 교장이라서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가끔 지나치게 분수에 넘친 선물 주려는 학부모들이 없으면 됩니다. 내 자식 잘 봐 주세요 하는 사람 없으면 됩니다.

또 학년 초 가정 방문 필요합니다. 학생에게도 맞춤교육이 필요합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학생 개개인에 대한 가정형편, 부모의 성품, 그 모든 것을 알았을 때 그 학생에게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가정방문을 빌미로 갖가지 잡음 그 때문에 가정방문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무엇이나 장단점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단점만 보지 말고 장점도 보아야죠.

▲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 꼴이군요?

“반드시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재물이 풍부하고 물질만능시대가 되다보니 그 부작용이겠지요?”

▲ 은혜는 잊지 말고 원한은 잊으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사회가 그 와는 반대로 은혜는 잊고 원한은 가슴깊이 품고, 그 한풀이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물며 자식 부모 간에, 부부간에, 형제자매간에, 이웃 간에, 때와 경우 가리지 않고 때리고 잔인하게 죽이고 있습니다. 그것 모두 잘 못된 교육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교육 어디서부터 잘 못 됐다고 생각하십니까?

“‘군자는 원수를 원수로써 갚지 않고 덕으로 원수를 갚아야 한다.’ 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 군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봅니다. 저의 생각입니다만 교육이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전부는 안입니다.

첫째 가정교육이 중요합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세 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또 심리학자의 말에 의하면 생후 6년 그러니까 여섯 살 이전에 그 사람의 인성이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은 가정에서의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함을 말합니다.

그리고 사회교육입니다. 양식 있는 지성인들이 주변 젊은이들의 언행에 관심을 갖고 잘 못된 점이 있을 때에는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교육 말 할 것 없습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일, 기술을 가르치는 일, 그것 전부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인재를 양성해야합니다.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공무원은 직업이라는 생각에 앞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책임지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저항을 감수하고라도 올바른 교육이라 판단되면 제자들을 지도하는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세로 교육에 임하지 않는 한 요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잘 못 된 세태 바로 잡을 수 없다고 봅니다.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 모두 잘 못됐다고 봅니다. 모두가 깨우쳐야합니다.

▲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한 말씀 해 주시지요.

“내 나이 84세입니다. 57년 동안 교육계에 몸담았습니다. 근검절약은 물론 근면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그 동안 살아 온 세월을 뒤 돌아보면 후회된 것들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부탁한다면 그 후회 가급적 적도록 사십사, 그러기 위해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 소녀들 교육을 위해 각계각층에서 일하시는 분들 ‘국가의 미래는 내 몫이다’라는 생각으로 잘 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자식을 가진 부모들 학교와 선생들을 믿고 ‘내 자식 잘 부탁한다’가 아닌 ‘내 자식 잘 가르쳐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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