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파헤쳐놓고 부득이 공사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공사 전 도로수준은 아니더라도 운전자나 보행자가 심하게 불편을 느낄 정도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공사만 끝나면 도로는 나 몰라라 하는 순간 시민들의 짜증은 늘어만 간다는 사실을 왜 모르나요?”
상록구 사1동 주택가 내 하수도 관로 확장공사 후 도로가 패인 모습.
지난달부터 하수관 확장공사가 시행 중인 사동에 거주하는 이상현 씨(45세). 그는 최근 공사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사 기간 내 소음과 분진은 물론 일부 공사가 종료 된 후에도 스트레스가 줄지 않고 있다.
이유는 도로가 절개 된 뒤 수평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차량 진동 폭이 매우 커졌기 때문. 쉽게 말해 공사 전 평평하던 주택가 도로가 공사 뒤 울퉁불퉁 도로가 된 것이다. 때문에 출 ·퇴근 시 이 씨는 다른 도로로 우회하거나 속도를 상당히 줄인 채 운행을 하고 있다.
현재 사동 선거관리위원회 인근 도로에는 하수도 관로 확장공사 진행 중인데 6월 중순까지 공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공사가 완료된 일부 구간은 도로 침하가 눈에 보일 정도로 심해 차량운전자나 자전거 이용자 및 보행자들이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안산시 관내 이러한 곳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배관 공사나 가스관, 하수도 공사가 빈번한 상황에서 공사 전 원상태 수준으로 복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안산시 담당부서는 공사 마무리 후 담당자가 직접 현장에 나서 눈으로 상태를 확인한 뒤 도로침하가 심할 경우 재시공을 명령하고 있다. 1년에 1회 하자조사를 반드시 실시하고 2년 간 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시공사가 책임지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공무원이 눈으로 확인하는 수준과 실제 거주자가 느끼는 불편 정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생업으로 인해 시각을 다투는 저소득층의 경우 불편이 있어도 실제 신고까지 하는 경우를 꺼리기 때문에 불편을 참고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설상가상 자전거 이용자나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경우는 혹시 자녀들이 부상을 입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상록구에 거주하는 전 모 주부(42세)는 “아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야간에 패인 도로 때문에 넘어진 적이 있다”면서 “공사 전과 똑같을 순 없지만 80% 수준까지는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현재 도로복구와 관련된 전문장비는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육안으로 심할 경우 준공처리를 하지 않는 등 불이익을 줘 도로가 원상복구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도로포장 시 침하 수준을 유심히 살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석일 기자 mo33mo@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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