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저출산 사회로 접어든 지 벌써 오래전이다. 인구의 날 7월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천명까지 줄었다. 올해 1분기 출생아 수는 9만8천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나 감소했다. 안산도 예외는 아니다. 인구 80만명을 바라다보던 도시가 최근 3년 전부터 줄기 시작했다. 안산은 출생아 수가 아니라 성인 거주인구가 줄고 있다.

주민등록상 인구는 7년 전인 2010년말 준 71만4천890명이었다. 이어 2011년 75만9천900명, 2012년 75만8천573명, 2013년말 76만2천915명으로 3년 전보다 4만8천25명이 늘어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말 75만3천604명, 지난해말 74만4천356명을 기록했고 올 6월말 현재 73만7천993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2013년보다 2만4천202명이 줄었다.

이 인구는 본오3동이나 부곡동 인구와 맞먹는 숫자다. 주민등록상 인구로 보면 한 개 동이 사라진 셈이다. 올 11월부터 화성 송산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된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송산신도시 입주 예정자 70~80%가 안산사람이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공무원조차도 송산 입주 예정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요자 대부분이 안산사람이라는 것이다. 시흥 배곶신도시도 입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안산은 인구가 줄어 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방치됐던 90블럭에 그랑시티 자이가 아파트 분양을 했지만 외지인 분양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도 결국 외지인 유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들 도시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른 안산 주민들이 신규 분양한 주변 도시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구 빠짐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잔 신도시 입주 이후 10여년이 넘도록 도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구를 끌어들일 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당시 선거구 하나가 없어질 뻔했다. 도시가 번듯한 백화점도, 대학병원(고려대병원은 상급병원임)도, 대기업도 없다. 내세울 것이 없다. 오히려 대형 할인마트만 많다. 무려 7개다.

대형 할인마트는 인구 20만명당 1개가 상권이라는데 140만명의 인구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도 모자라 대형 할인마트 매출이 전국 상위권이란다. 소득이 낮은 도시를 증명하는 것이다. 외관상 드러나는 데이터만 봐도 안산은 안 좋은 쪽으로만 비쳐진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안산거주 20년째라는 한 시민은 “안산 산다고 내세울만한 꺼리가 하나도 없다. 도시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은 “그나마 롯데백화점도 공사가 중단됐다.

90블럭 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외지인 유입이 거의 없을 것이다. 안산이 매력이 없다. 수원, 군포, 고양, 하남, 시흥, 용인, 화성, 평택을 보라. 안산시가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타 도시는 희망이 보이는데 유독 안산은 없다. 절망 그 자체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거쳐 간 민선시장들이 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실에 항상 지도를 펴놓고 도시 전체를 바라보며 지역별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를 구상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5년마다 수정하는 도시기본계획은 물론 10년 중기, 20년 장기계획이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무너졌기 때문이다.

안산은 10여년 전 도시계획 승인권이 광역자치도로 이관된 이후 아파트 재건축 외에는 이렇다 할 도시 개발 사업이 전무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도시는 인구가 줄고 활력을 잃었다.

도시는 인구가 줄어들면 활력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도시개발이나 재정비 정책, 스마트허브(구 반월공단) 구조고도화 등이 중요하다. 가족들이 '안산을 뜨자'고 아우성이라는 어느 가장의 이야기가 한 사람만의 푸념이라고 외면할 때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미래 청사진을 내실 있게 그리고 준비해야 한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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