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화 또는 천지화가 단군조선 개국이후 계속 왕실화로 존재하다 신라 때 ‘무궁화의 나라’라고 하면서부터 천지화 아닌 무궁화로 불리며 왕실화로 조선 고종 임금 때까지 전해졌다.

그러던 것이 갑오경장 이후 조국의 자주독립을 열망하고 충군애국을 강조하는 개화시가 발표되면서 자두 꽃(이화)에 밀려 민족의 꽃, 왕조의 꽃이 아닌 평민의 꽃으로 전락됐다.

그 때문에 무궁화는 조선인들로부터 소원해졌다. 우연이겠지만 왕실에서 무궁화가 자두 꽃에 밀린 이후에 조선이 일제 병합 36년 동안 식민통치를 받으며 민족도 무궁화도 갖은 수모를 당했다. 그래서 우리 민족과 무궁화의 운명은 떼라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싶다.

무궁화를 내 몰고 자두 꽃을 왕실화로 했던 얼마 뒤인 1895년 10월 8일 새벽 명성황후가 침실에서 일본인의 칼에 찔려 살해되고 그 후 고종 임금도 쫓겨났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고종 황제가 쫓겨난 것이 마치 무궁화가 왕실에서 쫓겨 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았다.

중국 프랑스 영국 등 대부분 국가들의 나라꽃이 왕실에서 만들어져 이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한 때 왕실에서 쫓겨 나 번리 초, 울타리 꽃이니, 돌아 갈 집이 없는 꽃, 접시꽃, 눈에 피 꽃, 부스럼 꽃, 어사화, 진찬 화 등으로 불리며 평민사회에서까지 천대를 받았다.

이런 무궁화는 다섯 개의 꽃잎과 암술머리가 있어 오대양과도,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각 다섯 개인 사람과도 흡사하다. 그런 것들과 견줘 무궁화는 보통 식물과 다르다.

무궁화는 7월이면 꽃이 피기 시작해 10월까지 100여 일 동안 한 그루에서 많게는 3천여 송이, 적게는 2천여 송이가 피었다진다.

그토록 예사롭지 않은 무궁화를 조선의 나라꽃이라는 것과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구국정신의 표상으로 내세운다는 이유만으로 일제가 우리를 식민통치하면서 전국에 자생하고 있는 무궁화나무를 뽑아 없애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오산학교가 지시를 따르지 않자 강제 휴교령을 내렸다. 강원도 홍천 보리울학교는 무궁화 8만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는 이유로 폐쇄조치하고 무궁화나무를 뽑아 소각했다.

그 외도 무궁화 꽃가루가 피부에 닿으면 부스럼 같은 피부병이이나 눈에 닿으면 눈병이 생기는 꽃, 진딧물 같은 벌래가 많은 꽃, 불길한 액운이 있는 꽃, 귀신이 붙어 있는 꽃, 그런 말을 퍼트렸다.

우리에겐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 무궁화를 말살하기 위해 일제가 꾸며 낸 흉괴였다. 일제가 말하는 것과는 달리 무궁화는 인내와 끈기, 어디서나 잘 사는 생명력이 강하여 씨나 꺾꽂이로 번식되고, 꽃이 아름답고 곤충들의 먹이인 꽃가루가 많으며 다섯 장의 꽃잎이 하나인 통꽃이자 공해나 해충병균에 강한 특성이 있다.

무궁화는 줄기와 꽃잎 등 모두가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되는 특징을 지녀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나무다. 무궁화는 무엇보다도 개성과 협동을 의미하는 화합과 통합의 꽃이다. 나무는 곧게 자라야 하며 밑동과 끝 직경의 차이가 적어야 한다.

그리고 나무의 수형이 원뿔형이어야 하고 잎이 상록으로 늘 푸르며 수명이 긴 나무여야 하고 목재가치가 좋아야 나무가 아름답다. 그런 측면에선 무궁화는 결코 아름다운 나무는 못 된다. 하지만우리에겐 단군 이래 나라꽃으로 이어져 온 예사롭지 않은 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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