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GRIT)은 IQ나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을 함축하는 의미의 단어다. 그릿은 성장(Growth)과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펜실베이니아 앤젤라 더크워스 교수가 개념화한 용어인 ‘그릿’은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지를 나타낸다. 더크워스 교수는 그릿의 핵심은 열정과 끈기이고 몇 년에 걸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단순한 열정과 근성만이 아니라 담대함과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를 포함한다고 말한다. ‘그릿(GRIT)’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한 더크워스 교수는 이 책에서 성공은 평균보다 떨어지는 IQ나 특별할 것 없는 재능이 아니라 열정과 끈기의 조합이다.

한마디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릿’은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힘이고 역경이나 어려움, 슬럼프가 있더라도 목표를 향해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전한다.

창의적이고 미래의 잠재력이 큰 인물에게 수여하는 맥아더 펠로상을 수상하기도 한 더크워스가 주장하는 그릿은 결국 환경이나 재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릿을 떠올리면 범죄·공해가 먼저 떠오른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안산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지역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오피니언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이구동성으로 누구나 한마디씩 하는 말이 있다. ‘지방자치 20년이 흐르면서 주변 도시는 품격 있게 성장하고 있는데 비해 안산은 후퇴했다.’는 자조적인 하소연이다.

필자는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봤다. 민선 시장이 선거 때마다 바뀌면서 의욕을 갖고 매년 가용예산 수백억 원을 투입해 왔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역의 대표 행사라며 내놓고 있는 단원미술제도, 거리극축제도 마찬가지다.

횟수를 더해갈수록 당연히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더하는 행사로 발전되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단원미술제는 1999년부터 시작해 18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고 거리극축제도 2005년부터 열려 12년의 연륜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단원미술제와 거리극축제이지만 지리멸렬한 채 어디에 내놓을만한 성장을 가져 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도시의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꿈도 꾸지 않는다. 안산의 3인방인 성호 이익, 표암 강세황, 단원 김홍도와 소설 상록수의 실제 주인공 최용신에 대한 심포지엄도 기념행사 기간 외에는 지속적으로 갖지 않는다.

이론적인 연구가 없는데 실전을 위한 모티브가 나올 수 없다. 이는 시민과 공무원, 의회 모두가 열정과 끈기로 무엇인가를 끝까지 해내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그릿’의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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