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프로필
-1963년 7월 7일 충남 예산 출신
-신안산대학교 초빙교수(현)
-사단법인 모두의집 이사장(현)
-국회의원선거(20대) 안산시단원갑 더민주당 후보(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치혁신위원 간사(전)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전)
-새정치민주연합 다문화위원회 부위원장(전)

경기도의원 시절 무상급식 투쟁을 주도하고 복지 논쟁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장본인이 있다. 바로 고영인(54) 더불어민주당 안산시단원갑지역위원장이다. 대학 재학 당시 건축공학도의 삶을 꿈꾸다가 무너진 국가를 다시 세우는 국가건축가가 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해 사단법인 모두의집을 설립하고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고민에 빠져 사는 고영인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청소년기의 꿈이 궁금하다.

“어릴 때 미술을 좋아했다. 그리고 중·고교시절에는 수학공부도 잘했다. 적성검사를 하면 예술적 자질과 이과 분야가 두드러지게 나왔다. 그러다보니 대학 진학 시 자연스럽게 고려대 건축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그 당시 집안이 어려워지고 장남이다 보니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수학과 미술을 플러스하니 건축학과라는 결론이 나오더라. 원래 내 성격이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결론을 내는 스타일이다.
어려서부터 타고난 것 같다.”

-정치 입문 동기나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고려대학교 재학 당시인 1982년부터인 것 같다. 광주민주화항쟁 소식을 들으면서 사회정의와 민주화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부터인 것 같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정치에 관심이 가더라. 학생운동을 하다 보니 사회정의와 민생해결이라는 명제에 부딪히면서 직접 변화의 중심에 서자는 결심이 서더라.”

-천정배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운동을 하고 졸업 후 인천과 울산에서 노동운동까지 하다가 서울에서 잠시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었다.
40대로 들어서면서 새로운 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때가 2001년이다. 합리적인 결론을 내는 성격이라고 했듯이 당시 지도를 펴놓고 노사, 다문화 등 사회모순과 역동적인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는 도시를 찾다 보니 안산이 눈에 들어왔다.
건축학과라는 대학 전공과 마찬가지로 안산 선택도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나의 소신에 의한 것이었다.
안산에 정착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천 의원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왔다. 제안 1년 후 수락하고 본격 입문했다.”

-경기도의원에 도전하면서 본인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가 경기도의원에 도전할 시기는 보수당이 의원직을 싹쓸이할 때다. 당시 분위기상 모두가 도전해봤자 실패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나는 자신했다.
현직 도의원 총선 후보 도전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2008년 당시 천정배 의원을 당선시키고 나도 두 달간 준비해서 당선됐다.
보궐선거로 당선돼서 경기도의회에 입문하니 119명의 의원 중 민주당은 12명이었다. 12척의 배로 107척을 상대해내야 하는 어려운 싸움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회가 새롭다.”

-재선 경기도의원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정치가 생활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선거운동을 하는데 일면식도 없는 아주머니가 말로만 떠들고 지켜지지도 않는데 왜 정치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 아주머니에게 당선되면 무상급식 꼭 실현시키고 전화 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경기도의원 재선에서 승리한 2010년 당시 민주당이 76명이나 당선돼 다수당이 됐다.
그 시절 김문수 도지사와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2년 동안 무력화됐던 무상급식을 실현시켰다.
김상곤 당시 경기도교육감이 제안한 무상급식을 다수당 대표로 도의회에서 조례를 통과시킨 주인공이 됐다.
조례가 통과되자마자 학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무상급식 실현을 알려줬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기도의원 극소수당 시절 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삭발도 했었다.

“지방의회든, 국회든 의회에서 소수당을 배려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려고 해서 최종 저항과 다짐하기 위한 표시였다. 정치 현장에서 맨 처음 맞닥뜨린 시정잡배 같은 정치현실에 실망했었다. 하지만 정치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는 기회이기도 했다.”

-경기도의원 시절 경기도와 안산발전을 위해서 이룩한 업적이 있다면.

“제일 먼저 내세울 것은 무상급식이다. 반신반의하던 무상급식 실현이야말로 내 정치인생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물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기업형 슈퍼마켓(SSM) 조례와 뉴타운사업 안정화를 위한 조례 제정, 학생인권조례, 안산고교평준화 등도 기억에 남는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먼저 총선을 앞두고 중앙당의 분열이 있었다. 국민의당의 창당이다.
흔히 선거는 구도가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외적 요인만을 실패 원인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솔직히 말하면 공천에 더 많은 집중을 하다가 지역의 민심을 놓쳤다고 본다.
앞으로 개인의 역량보다는 주민들을 바라보면서 정치를 하려 한다. 주민들과 함께 목표를 세우고 함께 가겠다.”

-생뚱맞을지 모르겠지만 정치는 왜 하는가?

“고3때 교회를 다니다가 성적이 뚝 떨어져서 헤맨 적이 있다. 당시 기도하면서 스스로에게 추상적이었지만 개인만을 위하지 않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 살겠노라고 약속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고3때 삭발하고 다짐한 후 5개월 만에 공부를 회복해서 고려대 건축학과 들어갔다.
고려대에 진학해서 미팅, 당구에 빠져 살다가 1학년 2학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그 즈음 선배 소개로 고려대기독학생회에 들어갔다. 운동권 서클이다. 학생 운동하다가 자연스럽게 정치와 연결됐다.
정치는 정치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바로 힘없고 돈 없고 권력 없는 약자들을 위해서 정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자들을 위한 정치를 하려고 한다.”

-제도권에 진입할 경우 해보고 싶은 정치는.

“최근 4년 동안 국민이 실망과 낙담하며 촛불 시민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켰다. 이제는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자유보장 아래 경제안정과 사회적 재분배가 그 길이라고 생각한다.
스웨덴이나 덴마크,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모델이다.
북유럽을 연구하면 해답이 있다고 본다. 고성장과 고복지가 가능하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지역 현안 중 해결해야할 내용은 무엇인가.

“단원구의 원곡동과 선부동은 다문화지역이자 고려인 5천명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는 것과 발맞춰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안산 시민과 외국인들이 융합해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안정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곡동 일대를 국제적 수준의 다문화관광타운으로 만들어야 한다.
교육과 문화가 중심이 되는 다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면 삶의 질도 높이고 도시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

-사단법인 모두의 집을 만들었다.

“사단법인 모두의집은 2013년 6월 설립했다.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회원 200여명의 회비로 운영하는 단체다. 지역경제와 복지정책 등이 연구목적이다.
모두의 집은 매월 정기 강좌를 갖는다. 연 2회에 걸쳐 주제를 선택한 후 집중 아카데미를 열고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복지기관 탐방이나 벤치마킹도 실시한다. 회원 역량강화를 위해 독서모임도 운영한다.”

-신안산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나.

“고려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산업경영학과에서 경제 공학과 국제경영학 등을 가르친다.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최근 관심을 갖고 학습하는 일이 있는가.

“복지다. 복지 비전을 세우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복지를 확대하려면 세금문제와 결부되기 때문에 민감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내야 한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좋은 집이 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경시하거나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이득을 얻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고 약탈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좋은 집이 되어야 한다. 복지가 해결할 수 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삶의 지침으로 삼는 문구가 있나.

“루즈벨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루즈벨트는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졌지만 절망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되어서도 대공황이라는 위기에 직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루즈벨트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위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졌다. 루즈벨트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좌우명으로 삼았다.”

-살면서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것과 사명은.

“상대에 대한 배려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모든 관계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여지를 둬야 한다. 인간의 지식은 유한성이 있다. 인간의 과도한 자신감은 만용이다. 내가 언제든지 틀릴 수도 있다. 진실은 끊임없이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정치인은 술집 안주거리로도 좋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 사명은 정치인들에게 북유럽 복지제도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안산의 중장기적 비전 목표를 위해 합리적인 정치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추천할만한 책은.

“유모토 겐지와 사토 요시히로가 펴낸 ‘스웨덴 패러독스’다. 복지국가 철학과 비전을 세우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성장과 복지가 양립하는 독특한 경제사회 시스템인 스웨덴 모델을 분석한 책이다.
복지경제대국인 스웨덴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 전망까지 세밀하게 진단하고 복지 경제 노하우를 우리 실정에 적용하도록 구체적인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다. 고복지와 고부담, 고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지침서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이기주의 ‘말의 품격’이 있다. 삶의 지혜는 듣는데서 나오고 삶의 후회는 말하는데서 나온다는 구절이 있다. 자신을 뒤돌아보고 점검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노년기에 꼭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면.

“여건이 허락한다면 실버전원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문화 활동과 함께 수제 맥주집을 운영해 보는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문화를 즐기고 인생을 논하며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황혼도 아름다울 것 같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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