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은 대개 여성이 결정한다. 물론 부모가 합의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육아의 부담을 온통 떠안아야하는 여성의 결단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출산율을 높이려면 여성이 망설이지 않게 해야 한다. 여성들은 아이출산문제를 놓고 무엇을 고민할까?최근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에서 조사한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에 대한 응답조사가 있었다. 양육·교육비 부담 60.2%, 소득·고용불안정 23.9%, 일·가정 양립 어려움 7.2%, 가치관의 변화 7.5% 순으로 답했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고, 고용불안과 일과 가정 양립문제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임신을 고민하는 부모들의 입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우리 아이가 보육, 교육과정을 거쳐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부모로서 경제적 뒷받침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육아휴직 후 불이익 없이 직장복귀는 잘되고 자아실현이 보장 될까?’

아이를 낳아도 미래가 불안하지 않고 행복해지게 하려면 이러한 의문에 답해야한다.가정 친화적, 여성 친화적 환경을 가장 잘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 스웨덴부터 살펴보자. 스웨덴에서는 임신했을 때부터 출산할 때까지 모든 병원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 직장을 다니던 엄마는 아빠와 합해서 480일간의 유급 육아휴직이 보장된다. 부모 한쪽이 60일 이상은 의무적으로 사용해야한다. 급료는 평균임금의 80%를 받는다.

교육비에 있어서 어린이집, 유치원 보육료는 93% 가량이 국가부담이다. 중·고등학교, 대학은 학비가 전액 무료다. 거기에 더해 엄마는 아이가 16세가 될 때까지 한 달에 약 15만원의 아동 수당을 받는다. 16세부터는 15만원 가량의 학업보조금이 학생통장으로 입금된다. 스스로 용돈 관리할 수 있는 청소년이 되었기에.

 대학생에게는 학비는 면제된 상태에서 매달 39만원 정도의 학자보조금이 지급된다. 이 정도면 부모들이 아이를 낳을 용기를 낼만 하지 않을까? 스웨덴은 아이를 낳아 대학 졸업시킬 때까지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대부분 국가가 떠안는다. 아이는 부모의 소득과 무관하게 원하는 학업을 할 수 있다. 왜?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국가 철학이 확고하고 국민들이 동의하여 기꺼이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2012년부터 0~2세 보육료를 국가가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발전해왔다. 현 정부 들어 0~5세까지 보육료 국비 전액지원이 이루어지고 2018년 7월부터 0~5세까지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되기에 이르렀다.

육아휴직은 2011년부터 남녀 각각 1년씩의 휴직기간이 보장되었다. 급료는 통상임금의 40%(상한 100만원, 최저 50만원)가 보장되어왔다. 그러던 것이 올해 9월부터 첫 3개월 동안 통산임금 80%(상한 150만원)이 지급되는 것으로 발표됐다.

장족의 발전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정부의 양육지원은 1995~2012년에 매년 국내총생산의 0.32%였는데 이는 OECD 꼴찌다. 멕시코(0.73%)의 절반이고, 덴마크(3.66%), 스웨덴(3.64%)에는 한참 못 미친다.우리가 적당한 수준에서 주관적으로 만족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 가능하도록 근본적 처방을 내려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은 아동·청소년수당도 20세까지 대상을 확대해야한다. 고교. 대학 등록금도 무상으로 가야한다. 엄마·아빠에게 충분한 휴직기간과 급료를 제공해야한다. 휴직을 하면 국가가 나서 대체인력 채용지원을 해야 한다. 휴직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해야한다.

‘누가 그렇게 하면 좋은 줄 모르는가? 돈이 문제지’ 이렇게 반문하는 분도 있을 줄 안다.스웨덴이 돈이 많아서 1920년대부터 시작한 건 아니다. 재정이 어려워도 꼭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에서 다른 것보다 우선적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가는 사례를 직시하고 우리도 꿈을 먼저 꾸어보자. 꿈이 있어야 도전이 뒤따를 것이기에.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