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프로필>
-1969년 11월 12일 강원 태백 출생
-금강전설 대표(현)
-디지털번호키 ‘게이트맨’ 선부·와동총판 대표(현)

※<화정무료국수봉사촌>은 선부3동 지역 주민 20여 명이 모여 독거노인과 폐지 줍는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선부동 316-1의 130여㎡ 부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여 매주 금요일마다 무료로 점심 국수 나눔 행사를 해오고 있는 단체다.(후원계좌:농협 355-0022-681003)


단원구 선부3동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겸손과 섬김을 실천하며 ‘화정무료국수봉사촌’을 15년 째 운영해오는 이들이 있다. 그 중심에 김정화(48)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이 세 번째 회장이다.
김 회장의 직업은 ‘금강전설’의 대표로 전기공사를 하는 업종이다.
선부동에 거주하는 김 대표가 10년 전 김규병 초대회장의 요청으로 화정무료국수봉사촌과 인연이 닿아 회원으로 참여했다.
5년 동안 일반 회원으로 참여해오던 김 대표는 국수봉사촌의 매력에 빠져 사무국장도 5년 동안 맡아서 봉사했다. 올해 5월부터는 회원들의 요청으로 회장직을 맡았다.
화정 무료 국수 봉사촌이 위치한 영동고속도로 교각 밑 비닐하우스에서 10년 동안 누구에게나 먼저 나눠주는 삶을 살고 있는 김정화 회장을 탐구했다.

-사업을 하면서 봉사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 시절 무엇을 했나.

“반도체 관련 한·일 합작회사에서 생산직으로 입사해서 관리직으로 전환해 일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개인 사업에 뛰어 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5년 전 전기공사를 하는 ‘금강전설’을 창업했다.
금강전설과 함께 디지털 번호키 ‘게이트맨’ 선부·와동 지역 총판도 하고 있다.”

-화정무료국수봉사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화정무료국수봉사촌을 처음으로 세운 김규병 초대회장의 요청으로 일반 회원으로 참여했다. 초창기 선부3동 주민들이 끼니를 굶는 파지 줍는 노인이나 독거노인에게 국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거리낌 없이 동참했다.”

-언제부터 시작했나.

“10년 전이니까, 아마도 2007년경인 것 같다. 30대 후반의 젊은 시절에 참여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말이 있다. 크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섬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스스로 행복감을 느낀다.”

-식사 장소가 비닐하우스다. 점심 식사하러 어떤 분들이 오나.

“어렵게 생활하는 노인분들하고 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 매일 거리를 헤매며 폐지를 줍거나 독거노인, 장애인 분들이 오신다. 80세 이상이 다수다.”

-무료국수봉사촌 시작 당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현재의 비닐하우스가 130㎡의 공간이지만 초창기에는 3분의 1 수준인 40㎡ 정도였다. 장소도 매우 좁았고 허름하기 짝이 없었다. 바닥도 흙 상태 그대로였다. 여름 장마철이나 한겨울이 되면 질펀해져서 불편했다. 한여름 무더위를 견딜만한 에어컨도 없었다. 에어컨은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올해 6월 설치했다. 초창기엔 국수와 부식류 등을 조달할 비용 마련도 만만치 않았다.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꾸려 나왔다.”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150명에서 200명 사이의 노인 분들이 찾고 있다고 들었다.

“화정무료국수봉사촌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한다. 장소가 주거지역과 많이 떨어져 있어 노인들한테 불편한데 많이 찾아오신다. 식사를 제공하는 금요일이 공휴일이 아니면 절대로 쉬지 않는다.”

-메뉴가 왜 국수인가.

“국수는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에 끼니를 해결해준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국수를 제대로 표현한 김내식 시인의 ‘콧등치기’를 발견했다.

“깊은 산골의 춘궁기엔/밀가루도 귀하였네/시래기를 보태 삶은/칼국수를/쇠죽과 다름없는 칼국수를/가물가물 호롱불 아래/ 콧물 훌쩍이는/노오랗게 부황 든 아이들이/후루룩 쪽쪽 빨아/들이면/태어난 죄 밖에 없는 여린 콧등/냅다 한번 후려치고/ 입 속으로 빨려들던/뭉툭한 면발

콧등에 흐르는 국물과 콧물/어머니 손가락으로 훑어 먹이던/ 짭짤하고 따끈한 그 맛/정신없이 먹다보면/뱃가죽이 벌떡 솟아/올챙이배가 되나/참으라던 오줌을 누고 나니/도로 푹 꺼지더라

동지섣달 기나긴 밤/자다가도 배고파/‘어~메 밥 주게’ 하고 조를 때/이웃집 외양간 송아지도/‘움~메’하고 길게/따라 울었지”

김 시인의 시처럼 국수는 배고픔을 해결해준 대표적 음식이라서 의미가 더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고상한 이유라고나 할까.
하지만 결정적인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다. 국수는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고 김치 하나면 만사 오케이다. 특히 끊이는 음식이기 때문에 하절기나 동절기나 음식이 상할 일이 없다. 다만 자원봉사자들이 조리하는 불과 더위와 싸워야 하는 여름철에 힘겨움이 있을 뿐이다.”

-국수봉사촌 무료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은 몇 명이고 특별한 자격기준이 있나.

“현재 참여하고 있는 회원은 20여 명 정도다. 그 중 여성이 60%고 남성이 40%다. 여성은 회비가 매월 3만원, 남성은 5만원이다. 몸으로 봉사하면서 국수 무료제공에 필요한 경비를 회원 모두가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회원자격기준은 없다. 지역 제한도 없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평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봉사자가 시간제공이 가능한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

-봉사 참여단체는 어디인가.

“짧은 시간에 많은 인원의 국수를 삶아내야 하기 때문에 회원 외의 봉사자가 필요하다. 현재는 한마음봉사단을 비롯 나누리봉사단, 선부3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더불어민주당 단원갑여성위원회, 안산학 시민대학 등의 단체가 매주 돌아가면서 봉사해주고 있다.
안산신문 지면을 빌어 참여하고 있는 봉사단체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회원들의 회비 외에 물질적으로 후원해주고 있는 단체는.

“안산학시민대학과 안산학 총동문회에서 개별단체 후원으로 지난 8월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국수를 후원해줬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경기사랑의료봉사차’가 순회 진료도 해준다. 안산고대병원에서 2명의 의료진이 나와서
진료도 해준다.
안산시자원봉사센터와 가족봉사단에서 직접 만든 모기퇴치제와
벌레를 잡아주는 구몬초는 물론 매년 김장김치를 후원해주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식사를 대접하려면 불편함도 뒤따르겠다.

“시작 당시 마땅한 장소가 없어 영동고속도로 교각 밑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출발했다. 벌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식사하러 오시는 노인 분들은 물론 봉사자들도 더위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가시설물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등록할 수가 없어 기부자에게 영수증도 발급해 줄 수가 없다. 인가를 받을만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국수봉사촌 회원을 늘릴 생각은 없는지.

“화정무료국수봉사촌은 마음에 희망을 심는 곳이다. 어르신의 즐거운 식사가 우리 모두의 행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매월 여성 3만원, 남성 5만원의 회비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회원을 고정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완전 개방이다. 누구나 결심만 서면 대환영이다.”

-15년 된 무료국수봉사촌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딸이 국수가 먹고 싶다는 어머니를 몇 번 모시고 와서 국수를 먹여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국수 한 그릇으로 모녀가 웃음을 잃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비록 조그마한 비닐하우스에서 국수 한 그릇을 제공하는 봉사촌이지만 자긍심이 느껴졌다.”

-언제까지 무료국수봉사촌을 운영할 계획인지.

“힘닿는데 까지 이어갈 생각이다. 똑같은 일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따라 멋진 일이 되기도 하고 비참한 일이 되기도 한다.
봉사도 마찬가지다. 보여 지는 것보다 기본적인 생각을 중시하면서 그동안 해오던 대로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무료국수봉사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식자재 비용과 물품 조달이다. 매주 국수 3kg 들이 3박스와 육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멸치와 양파, 대파, 무, 벤댕이 등의 식료품과 김치, 김, 유부, 참깨, 간장의 물품이 다량으로 필요하다.
국수봉사촌은 향기로운 곳이다. 찾아오는 모든 분에게 행운이 머물 것이다.”

-봉사하면서 지역사회에 소망하는 부분이 있다면.

“일반 노인정의 경우 회비 제도가 있다. 그러다 보니 노인정에도 왕따가 존재한다. 폐지 줍는 노인이나 독거노인들은 냄새가 난다고, 회비를 안낸다고 왕따를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늙어서까지 왕따 당하고 살아야 하는 시대다. 불행한 사회다. 어려운 노인들도 편안한 삶이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누구나 뜻하지 않게 닥쳐 올 수 있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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