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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과 한의학
  • 안산신문
  • 승인 2017.09.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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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급성적인 질환이나 전염병 등에 대한 관리와 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개인이 삶을 영위하는 정도가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나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령이 늘어남으로 인해 노화와 관련되어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질환들이 증가하게 됐다.

이러한 질환 대부분은 각 개인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발생 시기나 발병원인, 진행양상이 불분명해 뚜렷한 원인치료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이렇게 장기간 관리와 관찰이 필요한 질환을 만성 퇴행성 질환이라고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만성적인 관절질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질환은 연령에 따른 노쇠와 각 개인의 생활습관과 관련해 접근해 볼 수 있다.즉 누구나 노화에 따른 노쇠로 많은 생리학적 기능들이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생리학적 기능의 정상적인 감소가 질병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당불내성이나 다소간의 혈압상승은 정상노화의 범주이지만 심하게 되어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유발한 경우는 질병의 범주에 해당한다. 누구나 적절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습관, 휴식, 음주 등으로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안 좋은 습관과 노화와 맞물려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음으로 인해 만성 퇴행성 질환이 촉진된다.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부르는 만성적인 질환을 한의학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
첫째,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자연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어 생장수장의 변화과정이 있듯이 사람도 유소아기의 생(生), 청장년기의 장(長), 노쇠기의 수(收), 임종에 있어서의 장(藏)으로 인식해 생명(노화의 과정)을 차게 되는(寒) 과정이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되 사지와 말초를 주관하는 복부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결국은 따뜻한 밥, 따뜻한 국, 따뜻한 물을 섭취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기혈이 막히지 않고 잘 순환하도록 하여 노화를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은 항상 건강한 생활을 하고 야간 늦게까지 작업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올빼미형’은 늘 피곤해하는 것을 보게 된다.

수면과 음식과의 관계를 보면 단백질은 잠이 덜 오게 하며 탄수화물, 칼슘(우유) 등은 간(肝)으로 피(血)가 들어가도록 해서 잠이 많이 오게 하는 성질이 있다.

한의학적으로 눈은 간(肝)과, 골관절은 콩팥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올빼미형’은 보통 저녁 9시-10시 이후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간과 콩팥이 나빠져서 몸이 붓거나 피부가 좋지 않고 신진대사가 늦어지며 2차적으로 심장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수면 시 푹신한 침대를 사용하는 것은 요통을 유발하기 쉬우며 높은 베개도 목 디스크 등의 골관절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푹신한 침대와 높은 베개는 인체 신진대사를 저하시키며 경직을 발생시키기 쉽고 근육통, 신경통을 일으키며 더불어 노화를 촉진시키고 담(痰)이 생기게 한다.

셋째,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체내에 활성산소를 다량으로 발생시키게 되는데 활성산소는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지만 지나치면 세포와 조직을 손상시켜 각종 질병과 노화촉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 몸에 맞는 정도로 규칙적인 주기와 리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적 활동이 많으면 기운이 하체보다는 위(머리)로 몰리게 되어 가분수의 상태가 된다. 즉 아래가 약하면 중심잡기가 곤란해 인체의 지붕인 심(心), 폐(肺), 두뇌(頭腦)를 지탱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하체를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되, 격렬히 뛰는 것을 피하고 상체에 약간 정도의 땀이 나는 정도가 적절하다. 너무 많이 땀을 내어 몸을 차갑게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운동 후에는 따뜻한 음식으로 비위계통을 보(補)하여 혈액순환에 더욱 도움을 주도록 한다.

넷째, 좋은 식사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식사는 될 수 있으면 세끼 다 먹는 것이 좋으며 정확한 시간에 적은 분량으로 육식과 채식의 다양한 종류를 먹되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기분 좋게 먹는 것이 좋다.

아침, 점심은 충분한 양의 식사를 하고 저녁은 가볍게 먹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저녁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친 시간으로 소화흡수력도 약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밤(수면시)에는 신체 대사 운동이 감소되어 위(胃)의 운동도 감소되므로 적게 먹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 과식을 하는 것은 금물이며, 드물게 밤사이 식체로 응급실에 가야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평소 찬 것을 많이 먹으면 속에서 열(熱)이 생기는데 이것은 허열(虛熱)로 풍(風)을 발생시킨다. 실제로 속의 열(熱)로 인한 성급, 조급, 참을성이 없는 것 등도 음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성인병의 진행이 식생활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식생활로 어느 정도 예방은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식습관을 익혀서 평생 동안 적절하게 관리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사는 재미를 느끼도록 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사회생활이 점차 복잡 다양화 되면서 직장인들은 경제적으로 느끼는 열악한 조건과 사회적으로 바라는 비전과 꿈에 대한 무한한 성취욕으로 인하여 쉽게 지칠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축적시키지 않고 어떻게 잘 풀어주느냐 하는 것이 건강의 중요한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기울(氣鬱)현상으로 인식되는데 이에 따라 전신 순환 장애가 발생하며 2차적으로 다른 여러 가지 질환이 야기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필자는 일반적인 원칙만 제시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에 좋은 처방이나 혈 자리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의학적으로 일반적인 노화로 인한 생리학적 기능이 감소되는 원인으로 혈쇠, 신기부족, 양허, 한(寒) 등으로 열거되어 있으니 이러한 것들을 치료하는 기본적인 처방이라도 응당 있어야 하겠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질병만 있고, 환자는 빠지게 된다. 위에 열거한 가장 일반적인 다섯가지(실은 그 이상이지만)조차도 다르게 적용해야 되는 환자도 많다.근래 의학계는 EBM(Evidence Based Medicine), 즉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치료법을 선택하자는 사고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똑같은 질병에 똑같은 처방으로 몇 퍼센트 이상의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면 이 처방은 효과가 있으니, 모두에게 이 처방을 쓰자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보편타당하지만 동시에 다른 관점에서는 과격한 선택일 수 있다. 결국 여기에 너무 사로잡히면 환자 개개인을 치료한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특히 만성질환에서는 분류가 복잡해져서 더욱 그렇다. 이와는 달리 각 환자의 체질, 생활환경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치료하는 방법을 NBM(Narrative Based Medicine)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치료법을 바꾸는 한의학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똑같이 다른 질환이 없이 고령에 맥압이 큰 수축기고혈압 환자로 분류를 했다고 하더라도 적용되는 처방은 전혀 다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세간에 유행하는 여러 양생법이 다른 이에게는 분명히 생활 속의 건강에 대한 지혜가 될 수 있으나 자신의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즉 누구에게나 맞는 홍삼, 아무나 해도 되는 반신욕,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되는 침·뜸자리는 없다. 그러므로 반드시 자신의 상황과 잘 관련시켜 적용해 보고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으면 가까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현대의학으로 인해 증가된 삶을 더욱더 풍부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 기능을 보존해 나이가 들어도 치명적 질환이나 장애를 동반하지 않는 것이 성공적인 건강관리일 것이다.필자는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일반적인 노화예방과 개별적인 질환치료의 경우 그 파트너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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