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햇살 눈부신 보석 같이 찬란한 아침 기지개 활짝 펴고
꽃과 나무 새들과 웃으며 인사해요 하하호호 리듬에 맞춰
우리 함께 부르는 이 노래가 지친 삶에 위로가 되고
행복이 묻어나는 열매되어 세상 고루고루 비치네
저녁 노을 물드는 무지개 빛 황혼에 고단한 하루를 지날 때
서로 칭찬해주며 수고했다 말해요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
우리 함께 부르는 이 노래가 지친 삶에 위로가 되고
행복이 묻어나는 열매되어 세상 고루고루 비치네.”

이 가사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일동 패밀리 100인 합창단’을 이끈 오병철(성악가·일동주민자치위원장) 지휘자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로 만드는 세상’이다.

이 노래 가사에 의미 있고 여유 있는 삶에 너와 함께 하고 싶은 이웃들의 합창 목적이 모두 담겨 있다. 85세부터 8살 어린아이까지 77년을 넘나드는 동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구성된 ‘일동 패밀리 100인 합창단’은 의미가 크다. 지난 10일 선보인 일동 주민들의 천상의 하모니는 성악을 전공한 전문가들의 감동 이상을 전달했다.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 후원과 꽃다발 없는 음악회로 기획한 ‘일동 패밀리 100인 합창단’의 주인공은 총 112명이다.

바로 ▲원덕윤 ▲문기준 ▲여봉자 ▲김영자 ▲이청자 ▲이융의 ▲유인숙 ▲박희순 ▲이정자 ▲이인순 ▲이예순 ▲조윤진 ▲유순자 ▲성경호 ▲정한성 ▲성신영 ▲김명옥 ▲최영숙 ▲임헌애 ▲이루시아 ▲박병식 ▲최송절 ▲전계옥 ▲진연순 ▲강정자 ▲조영자 ▲김규필 ▲한귀례 ▲최지영 ▲이경숙 ▲정옥분 ▲안옥주 ▲임유숙 ▲이정애 ▲김의언 ▲유화 ▲연준 ▲어진 ▲가연 ▲민성 ▲효연 ▲민 ▲윤재 ▲나윤 ▲원일 ▲시형 ▲시준 ▲의연 ▲재민 ▲동균 ▲광민 ▲서영 ▲윤영 ▲팬더 ▲고사리 ▲뚝배기 ▲정은철 ▲강풀 ▲똘이장군 ▲솔바람 ▲구름빵 ▲무지개 ▲딸기 ▲은하수 ▲산타 ▲시냇물 ▲봄햇살 ▲새싹 ▲앵두 ▲이진경 ▲김남미 ▲캔디 ▲맥가이버 ▲샘물 ▲이혜정 ▲장은진 ▲김세연 ▲양종현 ▲신국식 ▲고은미 ▲김새봄 ▲김혜화 ▲안보경 ▲안효경 ▲임가윤 ▲최우빈 ▲황현정 ▲윤옥희(봉구) ▲권강희 ▲임주영 ▲임세준 ▲박재연 ▲김경옥 ▲김연희 ▲김해숙 ▲육혜옥 ▲최은하 ▲한미연 ▲노유리 ▲이선영 ▲김점례 ▲이형자 ▲조영화 ▲백정선 ▲임광묵 ▲서승일 ▲최방원 ▲신현창 ▲조성혜 ▲김동진 ▲김민채 ▲허영선 등이다.

한 동네에 사는 이들 합창단원들은 서로가 친근감 있게 지내기 위해 아이들은 성(姓)을 붙이지 않고 이름만 부른다.

어른들도 본인의 취향에 따라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별명으로 부르는 이들도 많다. 일동 100인합창단의 오병철 지휘자 별명은 ‘산타’다.

이 같은 풍조는 이웃 간에 경계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오병철 성악가가 일동 주민자치위원이 된 이후 행정복지센터 내 문화교실에 성악교실과 동요교실 프로그램을 개설해 무료로 가르치면서 탄생했다는 ‘일동 패밀리 100인 합창단’이다. 지휘는 오병철 일동주민자치위원장이, 반주는 백정선, 김진수씨가 맡았다.

일동 100인 합창단은 이날 ‘노래로 만드는 세상(오병철)’에 시작으로 ‘사노라면(김성균)’, ‘그대 있는 곳까지(Calderon)’,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Rolf Lovland)’, ‘걱정말아요 그대(전인권)’, ‘백만송이의 장미(Rimonds Pauls)’, ‘장미(사월과 오월)’, ‘거위의 꿈(김동률)’ 등을 선보였다.

이어 ‘안녕(김창완)’, ‘내 영혼 바람되어(김효근)’, ‘천개의 바람이 되어(Arai)’, ‘기억해요(오병철)’, ‘어느 봄날(정희선)’, ‘피노키오(김남균)’, ‘보물찾기(이나영)’, ‘초생달(주유미)’, ‘섬집 아기(이홍렬)’, ‘풍금소리 노랫소리(백현주)’ 등을 합창했다.

초대공연으로 여성중창단 그사랑과 전북빅밴드, 조영화(오보에)씨가 힘을 실어줬다. 장애인 주민까지 합류한 이 합창단의 문기준(73) 단원은 공연 인터뷰에서 “8세부터 85세까지 한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만든 합창단은 아마도 지구상에 하나뿐일 것이다. 오병철 성악가를 만나면서 노래를 배웠다. 노래하면서 10년은 젊어졌다. 특히 노래를 통해 겸손을 배웠다. 향후 해외공연까지 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병철 지휘자는 “합창이야말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한다. 혼자 노래를 잘한다고 좋은 음악이 안 된다. 전체 소리가 어울려야 합창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항상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처럼 합창도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활동이다.”며 합창의 의미를 설명한다.

오 지휘자는 “처음에 겁도 없이 시작했다. 중간 단계에 가서 내가 미쳤다는 생각을 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열정에 놀랐다. 새로운 힘이 났다. 소음 수준을 하모니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행복했다.”고 밝혔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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