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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 되고자 최선을 다합니다”이인국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수영 국가대표>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7.10.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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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이인국(22) 수영선수는 언어발달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 선수는 현재 이경래 아버지, 배숙희 어머니와 함께 단원구 신길동에 거주하고 있다.
이 선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2016)에서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올해는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체육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인물에게 주는 1등급 체육훈장 청룡장을 최근 받았다.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이흥업 상임부회장은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고 체육훈장 청룡장까지 받은 이인국 선수야말로 안산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이다.”고 이 선수를 치켜세운다.
이번 인물탐구는 이 선수가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 신길동 자택을 찾아 아버지(이경래)와 어머니(배숙희)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인국 선수가 현재 22살이다. 안산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아버지 직장으로 인해 인국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안산으로 이사를 왔다. 은행에 근무했던 아버지가 근무지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안산 사람이 됐다.”

-이 선수가 국가대표 장애인 수영선수다. 수영을 시작한 계기는.

“인국이가 자폐장애가 있어 방안에만 있으려고 해서 활동성 있는 운동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이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은 배우기가 힘들 것 같아 물에서 하는 운동을 선택했다. 인국이가 어릴 때부터 물을 무서워했다. 물에 대한 공포를 없애기 위해 수영 입문 당시 코치가 등에 없고 가르쳤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수영을 접한 걸로 알고 있다. 언제부터 대회에 출전했나.

“실제로 수영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이다. 선수반에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시기가 관산초등학교 4학년부터다. 안산으로 이사 와서 올림픽기념관 수영장에서 선수반에 등록해 전문 코치의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장애인들과 함께 수영을 배웠다. 하지만 자질은 보였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어 가르치기가 쉽지 않았다. 선수반을 하면서 별도로 시간을 내서 엄마가 손발이 되어 개인 레슨은 물론 헬스장에서 체력훈련을 시켰다. 초등학교 2년 간의 훈련을 거쳐 성포중학교 수영부로 진학하고 비장애인 선수로 출발했다.”

-이 선수가 장애를 갖고 있다. 수영을 하면서 힘들어 하지는 않는지.

“항상 힘들어한다. 특히 혼자 있기 좋아하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비장애인보다 10배 이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
비장애인은 스스로 참아낼 수도 있지만 매일 집중훈련을 해야 하는 인국이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길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앞으로 인국이 인생에 희망이 없음을 알기에 격려하며 오고 있다.
인국이도 금메달을 따면 부모가 칭찬해주고 주위에서도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 것 같다.
아들을 항상 기분 좋게 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배려하고 선물도 사주면서 의무감이 무엇인지를 얘기하고 심어주며 훈련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 선수가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단원고를 졸업했다. 세월호 트라우마는 없었나.

“인국이가 단원고에 입학하면서 수영부가 만들어졌다. 아들이 단원고 3학년 때 세월호 사고를 겪었다. 단원고 재학 당시의 2학년 후배들의 불행한 사건이지만 아들이 자폐장애가 있어 자세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엄마의 설명으로 내용을 알고 본인의 대회 입상이 후배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더라.”

-6년 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2011)에서 4관왕이 됐다. 금메달을 4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 처음으로 전국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 이전에도 작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많이 땄다. 매스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2011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였던 것 같다.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4관왕을 시작으로 같은 해에 수원시장배 전국장애인수영대회 금메달 2개, 이탈리아 INAS-FID Global Games 은메달과 동메달을 받아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주종목이 배영 100m, 접영 100m, 자유형 200m 등이다. 15살 때부터 기록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비장애인 선수들도 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으로 실력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선수는 어떤 편인가.

“인국이도 예전에는 대회 출전 시 긴장감으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회 출전 경험이 많아지면서 현재는 긴장감 없이 잘해내고 있다.
이제는 국내대회보다 국제대회에서 기록이 더 잘 나온다. 아마도 선의의 경쟁자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선수에게는 약간의 긴장감도 도움이 된다.”

-런던장애인올림픽(2012)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최연소 출전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패럴림픽을 참가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됐다는 현실이 자랑스러웠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있었다. 2011년부터 기록이 잘 나와서 사실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메달 정도는 기대했었다.”

-런던장애인올핌에서 1위로 예선을 통과하고도 20분 전에 도착해야 하는 규정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그 때 심경은.

“런던대회에 엄마가 따라가고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동행하지 못했다. 아버지 입장에서 매스컴을 통해 예선에서 1위로 통과하는 모습을 보고 뛸 듯이 기뻤다. 금메달도 딸 수 있다는 희망도 순간이지만 가졌었다.
하지만 집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보면서 아들이 결승전 명단에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시 아들의 지각 이유를 아직도 납득할 수 없다. 이유야 어찌됐든 허탈했다.
올림픽을 출전하려면 또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하고 그 때가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아들이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일을 당하자 엄마에게 ‘자기는 잘못이 없다’며 반복해서 말하는 것을 봤을 때 충격 자체였다.
아들이 손톱을 물어뜯는 등 트라우마가 생겨 걱정을 많이 했다. 트라우마가 오래갔지만 현재 극복해낸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좋아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졌지만 그 당시 4년 더 노력하라는 위안으로 삼고 더욱 노력하도록 독려했다.”

-대통령 표창인 ‘대한민국 인재상(2013)’을 받았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매년 12월에 100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아들이 받은 2013년까지는 대통령상이었다. 2014년부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훈격이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들이 어린 학생신분이면서도 장애인 수영선수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최고의 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자랑스러웠다.”

-세계지적올림픽(Inas Global Games)에서 금메달을 4개와 동메달 1개를 땄다. 세계신기록 1개와 아시아신기록 1개를 세웠다.

“세계지적올림픽이 외국에서는 중요대회로 인정받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중요대회로 인정받는 대회가 아니다.
이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올림픽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2015)에서 개인 통산 최고기록인 ‘59.88’을 기록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도전하기 위한 과정이다.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을 1년 앞두고 좋은 기록이 나와 기뻤다. 수영은 항상 개인 기록을 점검해야 하는 종목이다. 평상시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2016)에서 신기록으로 4년 전 실패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땄다.

“아들이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선수를 하면서도 ‘수영을 안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동안 잘 다독이며 훈련을 해왔다. 적어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아들에게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따면 ‘수영 그만해도 된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막상 금메달을 따내니까 가족 모두가 눈물바다였다. 감격 그 자체였다.
장애를 가진 아들이 스물 한 살의 나이에 성공한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스물한 살에 최고 목표에 도달했지만 인생이 이제 시작하는 나이다. 아들에게 4년 후를 위해 한 번 더 도전하자고 동기를 부여했다. 현재도 매일 매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몇 개인가.

“국내외 수영대회에서 그동안 수많은 메달을 땄지만 숫자를 헤아려보지는 않았다. 두각을 나타낸 2011년부터 현재까지 주요 대회에서의 금메달만 55개다. 국제대회에서 12개, 국내대회에서 43개다. 은메달도 국제대회 4개, 국내대회 10개로 총 14개다. 동메달은 1개다.”

-대한민국 체육훈장 중에서 1등급인 청룡장을 수상했다.

“체육훈장은 대한민국 체육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 체위 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체육훈장은 상훈법에 의거해 1973년 제정된 상으로 청룡장,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등의 5등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1등급인 청룡장을 수상해 너무 너무 감격스럽다. 장애도 여러 종류가 있다. 타 분야는 올림픽을 출전해 왔지만 지적장애는 런던대회부터 출전이 가능해졌다.
지적장애는 훈장수여 포인트 점수조차도 없었다. 인국이가 지적 장애 분야에서 체육훈장 최초 수상자다. 그동안 훈련한 결과물의 집합체다.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인국이를 통해 다른 장애인과 부모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최선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다.’는 아들의 슬로건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희망의 빛이 되길 소망한다.”

-오늘날까지 오는데 본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부모의 열정도 한 몫 했을 텐데.

“무서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 물이 두렵다면, 물속으로 들어가라.”는 말이 있다. 장애인수영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 구호다.
장애를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부모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엄마에 이어 아버지도 직장을 은퇴하고 아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지적장애를 가진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이 10년 이상 운동을 해오다보니 주변의 다른 지적장애인보다 매우 건강해졌다.
인국이가 언어발달장애와 자폐를 가지고 있다. 아들도 어려서부터 포기하지 않고 언어훈련으로 자신의 의사표현 정도까지 가능해짐은 물론 운동으로 비장애인처럼 건강한 사람 같은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적장애인도 생활체육을 무조건 시켜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싶다.”

-이 선수가 수영을 그만두면 무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들이 중국무술 우슈를 매우 좋아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 우슈를 시켜주기로 약속했었다.
수영을 계속하면 우슈를 배우게 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시작했었다. 집안에 ‘목인장’이라는 운동기구까지 사다 놨다.
자신이 좋아하다 보니 열심히 하더라. 4개월 정도 배우다가 현재는 수영만 하고 우슈는 쉬고 있다.
수영을 위한 헬스와 훈련을 하면서 매주 저녁 7시부터 우슈의 일주일 3회 운동은 무리다. 수영 국가대표를 그만두면 하도록 할 생각이다.”

-이 선수가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소속이다.

“안산시 선수로 10년을 뛰었다. 실업팀이 없다 보니 우수선수에 대한 훈련지원비, 대회참가비, 포상금 명목 등으로 지원해준다.
안산시민과 제종길 시장을 비롯한 이흥업 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과 임직원에게 안산신문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린다. 다가오는 세계선수권대회와 2020년 도쿄패럴림픽에서 다관왕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 중이다.”

-이 선수는 안산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향후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계획은 없는지.

“인국이는 사실상 모든 것을 안산에서 시작했다. 타 도시에서 러브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폐장애를 가진 선수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국제대회를 출전하면 일본감독이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인국이가 최고라고 칭찬해준다. 오히려 해외에서 장애인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부도에 수영장이 생기면 인천의 ‘박태환수영장’처럼 ‘이인국수영장’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지역사회와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받은 만큼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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