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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論, 불구하고論여종승 사장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7.11.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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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주 쓰는 말 중에 ‘때문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학자 중의 한 명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14년여 전 ‘개발독재와 박정희 시대’라는 저서에서 ‘때문에’와 ‘불구하고’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저서에서 손 교수는 “군사독재 ‘때문에’ 경제개발이 된 것인가, 군사독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개발이 된 것인가.”란 명문장을 당시 세상에 내놨다.

손 교수가 절묘하게 대비시킨 ‘때문에’와 ‘불구하고’는 이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의존명사 ‘때문에’는 앞에 오는 말이 뒤에 오는 일의 까닭이나 원인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때문에’는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원인을 뜻하는 말로 부정적 맥락에서 좀 더 많이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특정 맥락에 한정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쓰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앞의 내용에서 예상되는 결과와 다르거나 상반되는 내용이 뒤에 나타날 때 앞뒤 문장을 이어 주는 말이다.

관용구인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사실 그렇지만 그것과는 상관없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안고 있는 안산도 그동안 의존명사 ‘때문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산은 그동안 잘못 뽑은 선출직 때문에 도시가 후퇴했다.’, ‘안산은 제대로 된 지도자가 없기 때문에 희망이 없다.’, ‘안산은 정치인 간 편 가르기가 심하기 때문에 미래가 없다.’ 등등 ‘때문에’ 탓이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때문에’ 탓만 해서는 안산이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때문에’는 던져 버리고 앞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즐겨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일이 원인과 관계없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불리한 조건에서 그것을 무시하거나 극복함을 나타내는 긍정의 단어다. 그동안 불리하거나 불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미래에 다가올 희망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안산 시민은 ‘잘못된 계획도시이기 때문에 도시재생을 포기할 것인가. 잘못된 계획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재생을 추진할 것인가’ 중 어떤 명제를 선택할 것인가.

시민 누구나 ‘때문에’가 아닌 ‘불구하고’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는 안산의 미래를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입에 달고 살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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