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사동 90블록 사유지를 민간업자에게 매각하면서 학교용지 문제를 명쾌하게 처리하지 못해 난관에 처한 가운데 학교 설립 주체인 경기도교육청의 위·수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의회와 시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90블록 내에 위치한 초등학교 1만6천㎡를 비롯 중학교 1만1천㎡, 고등학교 1만3천㎡ 등 총 4만㎡의 학교용지를 민간건설사에 매각했다.

하지만 안산시가 매각한 시유지에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필요한 학교부지는 무상 공급하라는 교육부의 의견이 나오면서 난관에 빠졌다.

교육부는 이어 중앙투융자심사에서 사동90블록 내 48학급 규모의 가칭 ‘안산1초등학교’ 신설계획과 관련 학교용지 무상공급 협의 이행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안산시가 개발사업 시행자라며 학교용지와 시설을 무상공급하지 않을 경우 초등학교 신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안산시는 경기도교육청의 초등학교 용지 무상공급 주장에 대해 개발사업 시행자는 주택법에 따른 민간사업자라며 소송을 준비하고 버텨왔었다.

안산시와 경기도교육청이 서로 다른 입장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자이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2020년 3월까지 초등학교 신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안산시는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사실상 2020년 3월 개교가 어렵고 1천500여 명 초등학생의 통학 불편을 예측하고 있다.

시는 소송을 제기하면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설립 업무 자체를 중단함은 물론 주변 공실학교를 활용해도 된다는 입장이어서 당혹해하고 있다.

시는 소송을 이긴다 해도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설립 주체여서 이행여부가 불투명하고 대규모 비용으로 재심사 시 난항이 우려돼 초등학교 설립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2020년 3월 개교를 위해서 금년 12월까지 경기도교육청과 시설 위·수탁 협약을 체결해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초등학교 신축을 경기도교육청 시설 위·수탁으로 추진해도 중앙투자심사와 예산편성 심의를 마치려면 내년 9월 이후에나 예산집행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경기도교육청과의 위·수탁 협약 시 안산시는 민간 사업자에게 시설설계를 위한 초등학교 토지사용승낙을 받아야 하고 위·수탁 계약에 따른 1.6%의 수수료(4억5천3백만원 예상)도 부담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산시가 법률자문을 받으면서 사업시행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소송을 검토했지만 교육부의 의견과 중앙투융자심사에서 무상공급 조건부 승인으로 초등학교 신축이 어렵게 됐다. 그동안 의회와 세 차례 간담회를 가졌고 다음 주 의원총회에서 설명회를 가진 후 경기도교육청과의 시설 위·수탁 협약 체결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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