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프로필

-1960년 10월 7일 전남 보성 출생
-초지동 주민자치위원장(현)
-안산시주민자치위원협의회 부회장(전)
-(주)덕산드림 대표이사(현)
-안산OLG로타리클럽 회장(전)

“바닥은 신념이다. 바닥에 도달하면 신념이 바뀐다. 그리고 사람이 변한다.
겸손한 ‘낮음의 미학’이 거들먹거리는 ‘높음의 어리석음’을 무너뜨린다. 바닥을 찍은 사람만이 흐름을 타면서도 자기중심을 잡을 수 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내려가는 연습’에 나오는 글귀다. 건강이 무너져 일종의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바닥을 경험한 윤태웅(57) 안산시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이 가장 공감하는 말이다.
윤 회장은 건강을 잃었다가 회복하면서 바닥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고 내려놓는 일상을 통해 봉사에 눈을 뜨고 새로운 인생을 살다 보니 안산시 25개 동의 주민자치위원회를 대표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고 말한다.
진정한 주민자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윤 회장을 인물 탐구했다.

-지역 25개 동의 대표인 안산시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을 맡았다.

“올 후반기부터 협의회장을 맡았다. 각 마을의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들이 지역공동체 문제를 논의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사실상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다. 문재인 정부도 최근 지방자치분권 5년 로드맵을 내놨다. 지방자치 최일선인 읍·면·동을 주민참여와 소통공간으로 혁신하는 ‘주민자치회’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역할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커지는 것이다. 시와 의회, 주민과의 관계에서 화합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신 발언하는 길을 가고 있다. 중책을 잘 수행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시기는.

“수년 전 일종의 공황장애로 건강이 안 좋아져 쉬는 동안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일상의 사사로운 일들이 모두 위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한 것이다. 건강을 회복하면서 안산OLG로타리클럽 활동을 했다. 로타리클럽 봉사를 하면서 자연적으로 적극 임하게 되고 회장도 하게 됐다. 어느 단체를 가더라도 어영부영하지 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참여하니까 당시 박경택 동장의 눈에 띄어 권유가 있었다. 초지동 바르게살기위원회로 먼저 시작했다. 바르게살기에서 열정을 갖고 활동했더니 3년 전부터 주민자치위원회까지 하게 됐다.”

-최근 주민자치위원협의회 역할이 커지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해오고 있는 주민자치센터는 그동안 자치기능을 강화하는 측면보다는 문화와 여가, 교육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주민들이 지역공동체 문제를 스스로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시대다.
주민자치는 주민 스스로 지역사업을 결정하고 스스로 집행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주민자치회’다. 주민자치회로 가기 위해서는 학습이 최고의 길이다. 주민자치위원 개개인 모두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마을만들기를 시작했고 상록구 ‘일동’이 올해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주민자치는 가장 기초 단위인 마을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다. 안산시가 10년 전부터 조례를 만들고 시작했으니 10년을 앞서 간 것이다. 일동이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을 만큼 잘하고 있는 마을이다. 그런 영광이 오게 된 까닭은 일동 주민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실천한 결과물이다. 진심으로 축하할 경사다.”

-각 동의 주민자치 위원 모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들었다.

“주민들이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역할이므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봉사는 시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시간 내기가 어려워서 주민자치위원 활동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거기에다가 자치위원 회의수당이 7만원이다. 초지동의 경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불참하면 벌금이 7만원이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민자치회로 가면 의미가 넓어지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올바로 서야 한다.

“주민자치위원 스스로가 사명감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자치단체도 자치위원들이 활동하는데 있어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정책적으로도 주민자치회로의 역할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제 구실을 하려면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가.

“주민자치위원회 조례가 개정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 회기 중반에 위원장도, 위원도 바뀐다. 사업추진의 일관성을 위해 조례개정으로 회기를 바꿔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자치위원회도 일반 봉사단체처럼 부위원장 제도를 만들어 전임 위원장을 보필하면서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위원장을 뽑을 때 싸움도 없다.”

-주민자치위원회의 회기가 7월부터 시작돼 운영상 불편함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 관공서나 일반 사회단체나 모든 사업을 연초에 시작해서 연말에 결산을 보지 않는가. 왜 주민자치위원회는 1년 가운데 중간에 시작하도록 조례가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자치위원 임기가 연초에 시작되지 않고 7월부터다. 모든 계획이 연초부터 시작되고 연말에 결산을 봐야 하는데 운영이 불편하다.”

-주민자치위원 임기가 2년에 1회 연임이다. 어떤 개선이 이뤄져야 하나.

“지방자치가 정착하지 못한 시기에는 각 동의 주민자치위원장들이 기초의회 진출을 도전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회가 주민자치위원회를 견제하느라 자치위원의 장기적인 활동을 제한하려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경기도내에 주민자치위원의 임기를 1회 연임으로 묶은 도시는 안산과 용인 정도로 알고 있다. 자치위원회를 알만 하면 그만둬야 한다. 그 자체도 손실이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회 스스로가 조례 개정을 위해 나서 주길 희망한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하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각 동의 축제나 자체 행사를 위한 비용과 용품비 등의 일정 부분 예산을 지원한다. 마을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민자치위원회가 열심히 하면 간섭을 안 한다. 하지만 열심히 안하면 공무원들이 자동적으로 주도할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위원협의회와 관련해 안산시청이나 행정복지센터에 바라는 점은.

“주민자치위원회는 각 동마다 주민 스스로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책임지는 제도다.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동을 자체적으로 펼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청이나 행정복지센터가 미리 결정해 놓고 통보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 관공서가 주도하면 주민자치가 아니다.”

-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 임기 중 실현하고 싶은 목표는.

“거창한 계획보다는 소소한 일상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각 동의 주민자치위원장 간의 친목을 위해 그동안 오찬모임을 고집해 왔는데 현재 분기별로 한 번씩 저녁모임으로 바꾸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는 과도기인 만큼 기틀을 다지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 자원이 부족한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자치위원의 1회 연임 조례를 2회 연임으로 개정되도록 노력하겠다. 지역 언론도 도와 달라.”

-주민자치위원협의회 차원의 비전은 무엇인가.

“주민자치위원회가 활성화되어 잘되는 마을이 있는 반면 그러지 못한 마을도 많다. 주변의 가까운 마을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월례회의 때마다 우수마을을 초청해 사례발표도 들어 25개 마을의 주민자치위원회가 모두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정보공유를 위해 지역 내 주민자치위원회 간의 자매결연도 추진해보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 업무 외 본연의 생업은.

“자영업을 하다가 현재는 (주)덕산드림이란 회사를 만들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부동산 관련 업종이다.”

-개인적으로 안산의 발전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나.

“안산은 세월호 희생도시다. 지역경제가 많이 꺽였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와 의회가 세심하게 신경 쓰고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더불어 각 동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마을 공동체 발전을 위한 정책을 세워 시로 제안서가 접수되면 시책에 반드시 반영해줘야 한다. 그래야 주민자치가 살아난다.”

-사회단체나 회사를 이끌 때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바닥에서 배워라’다. 싸움소는 머리를 최대한 낮춰서 상대를 제압한다. 낮출수록 강해진다. 바닥을 알면 마음이 평화롭고 욕심이 없어진다. 그러면 사심 없는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어느 조직에서나 사심이 없는 의사결정은 모두를 행복으로 이끈다.”

-살아가면서 지침으로 삼고 있는 좌우명은 무엇인가.

“‘작은 일에 감사하라’다. 작은 것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 가치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가족이나 매일 보는 사람들의 가치를 알면 감사함의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게 된다.
일상적이고 아주 작은 것에 크게 감사하는 기술을 익히면 얻는 것이 많고 행복해진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

“‘갈매기의 꿈’과 ‘꽃들에게 희망을’이다. 갈매기의 꿈은 미국 작가 ‘리처드 바크’의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다른 갈매기의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갈매기를 주인공으로 한 신비소설이다.
조나단 리빙스턴이 갈매기로서 단순히 본능적인 먹이의 확보가 아닌 비행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내용이 감동적이다.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은 세상에 처음 태어난 호랑 애벌레가 삶의 의미를 찾아 여행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수많은 애벌레가 올라가려는 기둥 너머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호랑 애벌레가 올라가다가 도중에 만난 노랑 애벌레를 만나 사랑에 빠져 기둥 너머 세상을 보지 못함을 후회하고 정상에 오를 것을 다짐하고 여행을 떠난다.
노랑 애벌레는 호랑 애벌레가 없어 삶의 희망을 잃어가던 중 나비가 되면 새로운 삶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나비가 되기로 결심한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기 위한 끝없는 여정을 비유로 표현한 책이다.”

-인생 후반전의 꿈을 듣고 싶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마음이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다. 돈이나 명예보다는 건강을 생각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꾸준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그게 전부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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