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유년(丁酉年) 닭띠의 해다. ‘붉은 닭’의 울음소리로 한 해를 열었지만 한 달이면 저문다. 다가오는 새해는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의 해다. 한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누구나 크고 작은 ‘송년회’란 이름 아래 동분서주한다.

송년회 문화가 바뀌면서 일각에서는 음주가무보다는 뮤지컬, 음악회 등 문화예술 관람으로 트랜드가 바뀌어 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먹고 마시며 흥청대는 송년회 문화가 번창하고 있다. 안산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 사회 오피니언 중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 마시고 골프치고 노는 데 들어가는 돈은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지역에서 봉사단체를 이끌고 있는 단체장은 어려운 이웃이나 학생들을 위한 모금행사나 후원금 모집 시 황당한 경험을 수없이 했다고 실토한다. 사연인즉 공적인 모임에서 오피니언 리더로서 사회 환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실천하는 것처럼 보여 실제 사회 환원을 요청하러 찾아가면 얼굴이 민망할 정도의 마인드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심지어 동냥을 하는 거지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았다는 고백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지역의 이름 있는 단체나 각종 모임들이 체육대회나 골프대회, 송년회 등의 경품은 푸짐하고 성대하게 준비하지만 정작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 환원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타 도시에 비해 안산의 ‘이상한 문화’라는 생각이다. 지역 사회의 리더들이 성찰을 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물질을 많이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선부동 ‘화정무료국수봉사촌’ 김정화 회장과 자원봉사자처럼 묵묵히 이웃에게 따뜻한 국수 한 끼를 챙기는 이들도 많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회 환원의 실천사례로 ‘경주 최 부자’ 집을 꼽는다. 조선시대의 거부 ‘경주 최씨’ 집안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했다. 해방 후에는 전 재산을 교육 사업에 환원했다.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창업자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런가하면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앱 ‘배달의 민족’으로 잘 알려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사재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최근 밝혔다. 40세의 김 대표는 3년 간 회사의 개인 지분을 처분해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페이스북으로 발표했다.

사회 환원은 개인이나 단체, 기업들이 사회로부터 벌어들인 이익을 돌려주는 일이다. 이제는 안산의 오피니언들도 사회적 위치에 걸 맞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부분부터 챙기고 실천하면 된다.

이제부터라도 단체나 기관들이 각종 행사를 치를 때마다 경비의 일부를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