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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생의 죽음과 좋은 일자리고영인 사단법인 모두의집 이사장
  • 안산신문
  • 승인 2017.12.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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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음료공장에서 지난 11월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교 3년 학생인 고 이민호군이 사망했다. 지난 1월의 LG유플러스 콜센터에서 일명 ‘욕받이 부서’(해지 방지 부서)에서 스트레스를 받다가 여고생이 저수지에 투신한 사건, 11월 16일 우리 안산 공장에서 옥상 투신을 한 박모군 사건에 이은 충격적 사건이었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의 현장실습의 취지는 ‘미래 인재를 위한 현장학습 기회 제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에게 주어진 현실은 열악한 저임금 체제의 노동자 그 자체였다. 이민호군은 12시간씩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을 받았다.

규정에 있는 선임노동자가 없이 혼자 일하다 봉변을 당한 것이다. ‘학생’이 아니라 그냥 ‘노동자’였고, ‘학습’이 아니라 ‘노동’ 이었다. 한 대학원생이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했는데 “특성화고 학생들이 모두 자기만의 꿈을 갖고 입학했는데, 현장경험을 하면서 3년간의 꿈이 무너지는 감정을 경험했다는 말을 다수에게 들었다”고 얘기했다.

어째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직접적으로는 안전시설 미비, 업무규칙 위반 등 안전 확보 미비 등을 거론할 수 있겠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취업률 45.5% 이상인 학교’에 주어지는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한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한 학교의 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기업들이 현장실습을 부리기 쉬운 장시간 노동력 확보로 이용하는 문제다. 가히 이 두 가지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학교는 학생의 전공이나 적성 등을 고려하여 신중한 선택을 하지 않고 우선 취업률경쟁에 열을 올린다. 회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습경험을 체험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신분을 이용해 기업이득을 최대한 취한다.

교육부가 대안을 내놓았다. 내년부터 지금의 현장실습제도를 폐지하고 ‘현장실습을 노동이 아닌 학습중심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회사의 급여가 아닌 현장실습지원비로, 기간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다. 기본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고 잘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나는 우리의 현실에서 위의 학교, 회사 두 가지 문제에 더해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이러한 방안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 문제다. 우리 사회는 일자리의 양극화가 극심하다.

우리 사회에서 소위 좋은 일자리는 어디일까? 아마 상당수가 공무원과 대기업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대졸자들을 포함한 모든 취업생의 로망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일자리는 공무원 7%, 대기업 5% 해서 10%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졸자들도 꿈꾸기 힘든 이런 일자리가 특성화고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러면 이들은 “공부 못해서 그런데 간다”는 사회적 편견과 모욕을 안고 당연히 열악한 일자리로 가야하는 것인가? 가정형편과 환경적 요인으로 일찍이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고졸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는 희망대신 절망이나 공포심을 안겨줘도 되는 것인가?

일자리의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일이 우리 사회의 중대 과제이다. 좋은 일자리는 급료가 좋고, 안전하면서 지속적 안정이 예상되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우선은 정부가 주도하는 좋은 조건의 사회적 일자리를 대폭 늘렸으면 한다. 이는 결코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와 직결된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 기술지원, 자금지원, 복지혜택을 통해 대기업의 80%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여러 제도마련을 통해 직업 간 임금격차를 2배수 이내로 줄여나가야 한다.

대학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막연히 가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들이 가는 사회여야 한다. 자기 적성에 맞게 일찍 일을 하고 싶은 특성화고생들에게 대졸자와 큰 차별 없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 수 있을 때, 위와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안산신문  ansam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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