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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隨處作主)여종승 사장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7.12.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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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선사의 어록인 ‘임제록’에 기록되어 있는 ‘수처작주(隨處作主)’ 고사성어가 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에서 따온 말이다. ‘어느 곳에 있던 내가 주인이 되면 모든 것이 참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수처작주’는 따를 수(隨), 곳 처(處), 지을 작(作), 주인 주(主)가 모여 이뤄진 사자성어다. 사전적 의미는 ‘어디서나 어떠한 경우에도 얽매이지 않아 주체적이고 자유 자재함’을 말한다.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어느 곳에 처하든지 주인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어느 곳에 있든 주인이 되어야 하고 어느 곳에 머물든 그 곳이 가장 중요한 곳이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음미하면 ‘어디서나 주인이 되어라.’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더 간결하게 표현하면 ‘내가 주인이다.’다.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에서 ‘수처작주’의 실천사례로 누가 20㎞를 가자고 하면 40㎞를 같이 가주라고 권한다. 남이 20㎞를 가자고 할 때 가기 싫어서 끌려가면 종속적인 인간인데 40㎞를 같이 가 줄께 하면 자신이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외수 작가도 “세상을 바꾸는 일보다 나를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자신을 바꾸면서 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되는 일이 쉽지 않다.

우리 모두는 해가 바뀔 때마다 특정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그것을 다스리고 지배하는 주인이 되길 기원한다. 일 년을 지내 놓고 보면 주인은커녕 조직원 구실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왔음을 후회하게 된다.

주인이 되어 받는 사람이 아닌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필자를 비롯해 그러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주는 사람이 되지 못함은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몸과 마음을 스스로 움직이는 주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주인의식을 덜 가졌기 때문일게다.

우리는 SNS로 인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치와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새해도 자신은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환경이 더 크게 변화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에 밀려 방향감각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자기주관이다.

새해는 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출직에 도전하려는 이들이나 도우려는 이들이나, 일반 시민이나 모두가 주인이 되려고 할 것이다. 어느 해보다 ‘수처작주’하려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밝아오는 새해는 현실을 직시하는 자기 계발만이 진정한 ‘수처작주’의 실천임을 깨닫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 길만이 어떤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주인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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