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천500여명이 살고 있는 선부3동은 아파트 단지와 다가구 주택으로 구성된 주거지역과 농촌지역으로 형성된 동네다. 선부3동은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고 대부분이 주거지역이다. 선부3동에 속해 있는 일명 화정동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농촌지역이다.

전형적인 도·농 복합지역으로 옛 시골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특성을 살려 주말농장을 운영 중이다.관내 농촌 지역인 화정동에 3천600m²의 주말농장을 만들어 주민에게 분양해 시골정서를 누릴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선부3동 속에서도 마을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 바로 꽃우물마을(화정동)이다. 꽃우물동네에서 마을활동가로 열정을 쏟고 있는 박은희(48) 꽃우물작은도서관 운영자를 만났다.

“화정동 지역이 시골마을이다 보니 젊은 층이 빠져나가고 화정초교가 폐교되면서 꽃우물마을이 황량해졌습니다. 문화시설이나 편의시설도 전혀 없었습니다.”

박 운영자가 안산과 인연을 맺은 건 2004년 12월 부천에서 살다가 선부동으로 이사를 오면서부터다. 선부동으로 이사를 온 박 운영자는 이듬해 봄부터 꽃우물에 위치한 화정교회를 다녔다. 화정교회 등록이 마을활동가의 출발이었다.

박인환 화정교회 담임목사가 도시 외곽으로 문화공간이 없는 화정동에 꽃우물작은도서관을 만들면서부터다. “꽃우물작은도서관은 2005년 10월 1천200권의 책을 가지고 컨테이너로 시작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마을 어머니들과 운영에 대해 논의하고 아이들 공부를 의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교육공동체가 됐습니다.”

시골교회들이 이농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교회 안에 만들어진 꽃우물도서관이 2006년부터 매월 한 번씩 마을과 도시 어린이들을 위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박 운영자다.

박 운영자는 어린이를 위한 쥐불놀이, 쑥 캐기, 논밭걷기 등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동네 아이들 15명, 신청 15명 등으로 시작했는데 소문이 나면서 신청자가 100명까지 늘기도 했다고 얘기한다.

“농촌체험은 마을 엄마들이 함께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서 한 달에 한 번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찾아오는 분마다 좋은 환경이라며 좋아했지만 3년 정도가 흐르면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2008년 생기면서 협력해 국유지에 놀이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생태놀이를 잠시 쉬는 당시 역사기행과 미술관 탐방 등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는 박 운영자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딸을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해 3년여 정도 방황했던 박 운영자는 지난해부터 마음을 추스르고 마을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마을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단순한 생태놀이에서 벗어나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음식 만들기를 하고 생태놀이도 절기별로 어르신들에게 강사 역할을 맡기는 등 체계적으로 바꿨습니다.”

박 운영자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려 전통음식을 만드는 법도 배우고 나눠 먹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공동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생태놀이도 어르신들이 벼농사, 포도농사, 감자, 고구마, 블루베리 등 심는 과정부터 수확하는 것까지 같이 하면서 준비도 너무 잘해줬습니다. 농사 짓는 과정을 수작업부터 콤바인 등 기계에 이르기까지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어르신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올해는 생태놀이 체험을 더욱 체계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는 박 운영자는 마을활동이 프로그램만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며 꽃우물마을의 공동체문화를 만드는데 더욱 열정을 쏟겠다는 각오다.

“마을활동이 단순히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남아야 합니다. 이제는 모든 프로그램이 행사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진정성 있게 어울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계획입니다.”

한금수씨와 함께 꽃우물도서관을 이끌고 가는 박 운영자는 제주도 연수 당시 마을 어르신들이 동네를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올해 마을해설사 양성을 구상중이다.

박 운영자는 마을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아쉬움이 있다. 꽃우물도서관이 아직도 종교 부지 안에 있어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고민이다.

폐교된 화정초교 옆에 위치한 옛 교장관사 자리에 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을 신축하는 것이 박 운영자의 꿈이다.
화정초교가 주민이 땅을 기증해서 지어진 만큼 학교도 폐교된 만큼 이제는 주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 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 건립되길 희망하고 있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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