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고영인 칼럼
왜 스웨덴에서는 보수정당도 복지국가를 지지하는가?고영인 사단법인 모두의집 이사장
  • 안산신문
  • 승인 2018.01.24 11:28
  • 댓글 0

민주주의적 선출과정을 통해 그것도 진보적 정당이 44년간 집권을 한 나라가 있다. 스웨덴 사회민주당 이야기다. 1928년 스웨덴 사민당의 한손 총리는 국회연설에서 “국가는 국민의 집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민당은 ‘국가가 국민 모두를 어느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가족처럼 돌보아야한다’는 철학을 펼치면서 1932년 총선에서 승리하여 첫 집권을 하게 된다.

사민당은 집권초기부터 복지예산을 점차 확대하고 사회전반에 걸쳐 노인연금, 의료보장, 교육, 아동수당 등의 강력한 복지정책 드라이브를 펼쳤다. 국민들은 열광했다. 정치가 자신들의 삶을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이는 사민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로 이어졌다.

한손 총리 14년, 그 뒤를 이어 에를란데르 총리 23년, 팔메 총리 7년 등 총합 44년간을 1976년까지 사민당이 연속 집권했다. 1976년과 1991년 두 차례 보수당에 3년씩 잠시 내주었다가 2006년까지 사민당 정권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2006년 보수우파연합에 패배했고 2010년 또다시 패배한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와 우리나라의 보수정당들은 “스웨덴 국민이 복지보다 효율을 택했다.”, “북유럽 복지국가의 실패다.”라는 의도적 분석들을 쏟아냈다. 과연 그 이후 스웨덴의 복지국가는 무너졌는가? 복지는 대폭 축소되었는가?
스웨덴의 우파연합은 보수당, 자유당, 중앙당, 기독교민주당 4개 정당의 연합이다.

이들은 한때 사민당의 복지국가노선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각을 세우는 선거전술을 구사했다. 결과는 항상 패배였다. 그래서 선거전술을 바꾸었다. 자신들이 집권해도 복지국가제도를 유지하겠다는 공약으로 선회했다.

사민당과의 차이라면 “법인세나 소득세를 약간 내리겠다.”라든가 “병가수당의 조건을 좀 더 엄격히 하겠다.”정도다. 스웨덴 국민들은 그동안 사민당이 보수당과는 질적으로 다른 복지제도를 시행하자 오랜 동안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복지제도의 기본적 틀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행과정의 효율성을 놓고 여·야 간 약간의 정책 차이를 보이자 이전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지국가정책 유지’는 지지의 절대적 기준이라는 것이다.

우파가 2006년 승리할 당시의 국내총생산 대비 세금 부담률은 48.8%였다. 이들이 정책 수정을 한 2008년 세금 부담율은 47.2%로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커다란 복지 축소가 없었단 얘기다. 그러기에 2010년 승리도 가능했다. 단지 약간씩이지만 복지정책이 축소되는 것에 불안을 느낀 국민들은 2014년 다시 사민당을 택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다른 나라의 보수당이 호들갑을 떨었던 복지국가의 실패는 없었다. 오히려 복지국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스웨덴은 1인당 국민소득(2017년)이 5만4천달러이고 국민 간 소득격차가 적은 세계 최상위의 행복국가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스웨덴의 보수정당들은 복지국가를 지지한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지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복지국가제도에 근본적 메스를 가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정당에 대한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북유럽에서 보수정당들이 복지국가를 지지하고 유지하는 이유는 그것을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어떤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복지제도의 안정을 위해 세금을 더 낼 의사가 있다는 여론이 꾸준히 70%를 상회하고 있다.

스웨덴은 오래전부터 ‘복지와 성장’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성장하고 더 나아가 필연적 결합체라는 것을 진보와 보수정당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 영국의 정치인이며 사회학자인 ‘데이빗 마르킨드’는 “복지국가는 20세기 유럽문명의 가장 찬란한 업적”이라고 말했는데 왜 그랬는지 잘 음미해보자.

안산신문  ansam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