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프로필>

-1954년 5월 20일 서울 출생
-못난소나무 공동대표(현)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수석부회장(현)
-한울법무사사무소 법무사(현)
-안산시체육회 상임부회장(전)
-경기도체전(제54회) 안산총감독(전)
-검찰 사무관(전)
-독립운동가 이종환의 손(孫)
-민주화운동유공자 이원수의 자(子)

“인생은 의리를 바탕으로 신의가 있어야 합니다.” 광복회 안산시지회를 이끌고 있는 이왕길(64) 지회장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다.
독립운동가 이종환가의 후손이자 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이원수의 아들이기도 한 이 회장은 태생적으로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한 삶을 살아 왔다.
법원사무직 공무원으로 입문해서 검찰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일하다 2000년 명예 퇴직했다.
얼굴을 대하는 이에게 진실하고 참된 진정성을 느껴야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 회장은 ‘상대를 지켜보기만 해도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얘기한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 유공자 자손으로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는 이 회장을 인물 탐구했다.

-이종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할아버지는 어떤 독립운동을 하셨나.

“할아버지는 함경남도 단천이 고향으로 1890년 3월 10일에 태어나 1919년 3월 10일 돌아가셨다. 29살의 청춘에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있던 우리나라가 1919년 3월 1일 한일병합조약의 무효와 대한민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전국에서 비폭력 만세운동을 시작한 사건이 3.1 독립만세운동이다.
이(李)자 종(鍾)자 환(煥)자 할아버지도 1919년 3월 10일 함경남도 단천 천도교당에서 천도교 최제우 교주의 순도기념 행사를 끝내고 1천여 명의 군중 앞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서 군중을 이끌고 일본 주재소로 쳐들어가서 시위를 벌이다 일본군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들었다.
기미년 3.1운동 당시 할아버지도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나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으나 나라를 잃어버린 고통은 견딜 수가 없다.’는 유관순 열사의 마음과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운동 가문으로서 자긍심은 무엇인가.

“할아버지가 기미년 3.1독립만세운동을 펼치다 일본군에게 목숨을 빼앗기셨다. 독립운동가로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데 몸으로 헌신한 할아버지가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자긍심은 말로 모두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가가 존재해야 개인도 존재하고 국민으로서 당당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할아버지의 희생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일말의 힘이 되었으니 이보다 높은 자긍심은 없다는 생각이다.
일제에 항거하며 조국광복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자손으로서 그 자체가 최고의 가치다.”

-광복회 경기도지회 안산지회장을 맡고 있다.

“검찰 공무원을 명예퇴직하고 우연하게 2006년 안산과 인연을 맺었다. 안산시체육회 상임부회장도 맡았었다.
할아버지가 독립 운동가이고 집안의 장남이다 보니 유족으로서 자연스럽게 광복회 활동을 하게 됐다.
광복회는 일제에 항거하며 조국광복에 헌신한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의 모임이다.
광복회 안산지회에서 2011년 2대 회장으로 추천돼 광복회로부터 임명을 받았다.
안산지회장 임기가 4년이다. 2대 회장을 마치고 연임돼 3대 회장도 맡고 있다. 이제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다.”

-광복회장으로서 회원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나.

“광복회 안산시지회는 2007년 발족됐다. 현재 62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독립 유공자 유족이라고 무조건 광복회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광복회는 1독립유공자, 1유족으로 구성된다.
안산시지회는 3.1절과 광복절에 매년 2회에 걸쳐 각 가정에 태극기를 무료로 배포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이어 매년 봄과 가을 2회에 걸쳐 전국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순례하는 행사도 해오고 있다.
올해가 3.1독립운동 99주년이고 내년이 100주년이다. 광복회원들은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다. 아버지도 민주화운동 유공자다.

“사회정의를 위하는 마음이 집안 내력인가보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목숨까지 바쳤고 아버지는 군사독재정권시절 불의에 맞섰다가 내가 고3때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던 분이었다. 1972년 박정희 군부독재시절 당시 신민당 대의원과 종로지구당 위원장직을 맡아 3선 개헌을 반대하고 10월 유신의 부당성을 구민들에게 연설했다가 긴급조치위반과 계엄법 위반으로 체포 감금됐다가 고문에 의해 4일 만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40여년이 지나서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돼 현재 이천 민주공원에 안장돼 있다. 어머니는 아직 생존해 계신다.”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수석부회장도 맡고 있다.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강민조 회장의 권유로 지난해 참여했다.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는 전태일 열사가 1970년 분신 사망한 이후 민주화는 물론 국민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다 희생된 고인의 가족들이 모여 창립된 단체다.
아버지가 뒤늦게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으면서 유가족이 됐다. 현재 단체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아 강 회장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서 합류했다.”

-못난소나무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못난소나무’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을 슬로건으로 생활현장에서 ‘민주정부지킴이’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탄생한 모임이다.
‘못난소나무’는 구태와 적폐를 일소하고 공정한 민주주의 구현에 회원 한명 한명이 동참해 민주정부를 지켜 나자가는 취지로 지난해 6월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발족한 단체다.
못난소나무는 전국 시·도 순회 수련회는 물론 민주시민 아카데미, 정책연구 수행 등의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젊은 시절 검찰공무원으로 일했다. 어떤 신념으로 근무했는지.

“공무원 입문을 1981년 법원에서 출발했지만 곧바로 1982년부터 검찰직으로 다시 시작했다. 20여년을 검찰 수사관으로 일했다. 그동안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에서 오래 근무했다. 수사 통이다.
집안 내력인지 몰라도 공정하고 정의롭게 일해 왔다고 생각한다. 검찰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검찰총장상, 법무부장관상, 국무총리상 등의 모범공무원 표창을 많이 받았다.”

-안산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봉사했다. 경기도체전도 치렀다.

“벌써 10년이 되어 간다. 2007년 안산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맡았었다. 이듬해 안산에서 열린 경기도체전(제54회) 안산시 총감독으로 임명돼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도체전에서 그동안 안산시가 중위권에 머물다가 상위권까지 올라간 것으로 기억한다.
경기도의 큰 행사를 치르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당시 안산이 업그레이드되는데 이바지했다. 현재는 생업인 법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산시장 후보 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들었다. 사실인가.

“아직 드러내놓고 말하기가 쑥스럽다. 그동안 정치에 몸을 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중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가 대한민국의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늦었지만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안산시장 후보도전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정치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안산은 들리는 얘기가 많다. 그동안 거쳐 간 시장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주변 도시로 주민이 이사 가면서 인구가 줄어들었다.
10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망치소리가 나지 않았다. 도시성장을 위해서는 균형발전이 필요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살을 빼겠다고 너무 지나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도 있듯이 모든 일은 적당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

-타인에게 인정받을만한 자신의 리더십은.

“우리말로 뚝심이다. 뚝심은 굳세게 버티어내는 힘이다. 어떤 특정 목표에 승부를 거는 ‘오기’와는 다른 것이다.
‘오기’가 자존심을 나타내는 어긋난 방법이라면 뚝심은 무언가를 밀어붙이는 저력의 또 다른 원천이다.
뚝심은 쉬운 나약이나 무기력을 넘어 스스로 꺾이지 않는 단호하고 끈질긴 결기의 강인한 정신과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공무원 시절에도 어떤 일이든지 맡으면 끝까지 해냈다.”

-삶을 살아가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신의(信義)’다. 신의는 믿음과 의리를 아우르는 말이다. 내가 말하려는 신의는 의리 쪽에 더 가깝다.
의리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할 바른 도리다. 상대방의 믿음과 신뢰감 등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의리는 옳은 일을 위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리더는 의리를 바탕으로 한 신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생의 지침으로 삼는 좌우명은.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한 말이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우리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항상 바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생각이 바르지 못하면 인생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생각이 운명을 좌우한다. 그 생각을 결정짓는 것이 바른 척도와 바른 잣대다. 먼저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바른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른 생각을 바른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렵다.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이 바로 ‘언행일치’다.”

-자신의 롤모델로 삼은 멘토는 누구인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다. 굳이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은 것으로 충분하다. 그 다음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잘 알다시피 안창호 선생은 독립 운동가이자 교육자고 위대한 사상가다.
안창호 선생의 명언을 두 가지만 소개하겠다. 첫째는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 꿈속에서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뼈저리게 뉘우쳐라. 죽더라도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다.
두 번째는 ‘우리 가운데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이 인물이 될 공부를 하지 않는다.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자가 되라.’다. 안창호 선생을 롤모델로 삼은 이유를 표현한 말이라 소개했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

“ 법정 스님의 ‘무소유’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물질로 인해 상처와 마음을 상해본 사람들은 한번 쯤 생각해볼만한 말이다. 법정스님은 무소유에서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온 세상을 소유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무조건 소유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보다 소중한 무언가를 찾는 삶이 되어야지 물질적인 것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오해 등의 쓸데없는 것들에 대한 무소유를 얘기하고 있다.
무소유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디에 의미와 가치를 둬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100세 시대에 평생학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

“대부분 책과 인터넷 등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평생을 살아가기 위한 자기계발을 이어간다. 나는 타인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학습을 하는 스타일이다.
고사성어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란 말이 있다. 여러 사람이 길을 가면 내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누구나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진실한 대화는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지혜를 전달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과의 만남이 곧 나에겐 학습인 셈이다.”

-70세 이후의 노년기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형편이 어려운 우리의 미래세대인 중·고교생을 위한 장학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이 따라주어야 하겠지만 노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되길 바라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고 있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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